4 함양은 행정구역상 경상남도에 속하는 지역이긴 하지만 전라남도와 전북특별자치도의 도경계 쪽에 위치해 있답니다. 북쪽으로는 덕유산, 남쪽으로는 지리산을 마주하고 있어 호남지역의 기후와 풍경을 많이 닮은 곳이지요. 때문에 함양에는 볼 것들이 의외로 많은데요 지금부터 함양 여행에서 꼭 한 번 쯤 들리면 좋을 곳들을 소개해드릴게요! 최근 전통문화마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국 곳곳에는 한옥마을이나 전통마을을 보존하고 가꿔나가는 곳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여행지 중에는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전주 한옥마을이나 안동 하회마을, 서울 북촌 한옥마을 같은 곳들이 많이 알려진 곳인데요. 반면, 아직까지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름 그 마을의 전통과 건축양식을 오랫동안 보존하며 지켜오고 있는 곳들도 많은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함양의 개평마을도 그 중의 한 곳입니다. ‘개평’이라는 지명은 두 개울이 하나로 합쳐지는 지점에 마을이 위치하고 있고 ‘끼일 개(介)’자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해요. 지도를 놓고 보면 실제로 이 마을은 '평촌천'과 '지곡천' 이라는 두 개천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마을이랍니다. 마을의 규모가 그리 큰 편이 아니기도 하고 여행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조금 부족하기는 하지만, 나름 소박하고 정겨운 한옥마을 본연의 모습을 잘 갖춘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여러 곳이 있지만, 그래도 마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일두고택'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먼저 둘러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일두고택은 조선 성종 때 성리학의 대가로 알려진 일두 정여창 선생(1450~1504)의 생가지가 있던 곳인데요. 일두 선생이 돌아가신 후, 1570년경 후손들에 의해 사대부가로 지어진 한옥이 지금껏 전해 내려온 고택이랍니다. 눈썰미가 있으신 분들은 뭔가 낯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바로 드라마 ‘토지’와 ‘다모’의 촬영지로 사용된 곳이라고 해요. 일두고택 대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건물이 바로 ‘ㄱ’자로 꺾여진 사랑채 건물입니다. 이 건물에서 눈에 띄는 커다란 ‘충효절의’ 라는 현판은 흥선대원군이 쓴 것이라 알려져 있는데요. 실제로는 정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사랑채를 마주보고 오른쪽으로는 마치 분재가 잘 된 소나무 한 그루가 커다란 가지를 뻗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소나무 뒷쪽편 담장 너머로는 안사랑채가 자리를 잡고 있어요. 안사랑채는 아직도 여전히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처럼 깨끗하게 잘 관리가 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실제로 일두고택에서는 한옥스테이 체험을 하며 하룻밤 숙박도 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아마 이 곳 안사랑채와 잠시 뒤에 소개해 드릴 안채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채와 안사랑채 사이에 세워져 있는 돌담과 안사랑채에서 돌담 너머로 보이는 사랑채의 모습입니다. 안사랑채와 안채 역시 조그만 문을 통해 연결이 되어 있어 바로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는데요. 너른 안채의 앞마당과 돌로 쌓아 놓은 우물까지 있는 모습을 보니 옛 한옥의 정겨운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개평마을에는 일두고택 말고도 풍천노씨 대종가, 노참판댁 고가, 하동정씨 고가, 오담고택 등 60여 채의 한옥과 고택이 한데 모여 자리를 잡고 있어서 고즈넉한 시골 풍경을 잘 보여주고 있는 곳이랍니다. 아까 소개해드린 일두고택에서 한옥체험 및 한옥스테이를 할 수 있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마을 뒷쪽 언덕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나오는 '정일품명가'와 '함양객주'에서도 하룻밤 묵어갈 수 있답니다. 일두고택이 실제로 오래된 전통가옥과 한옥 본연의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곳이라면, 정일품명가는 식당이라든지 투숙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조금 더 잘 되어있는 편이니 원하는 방향에 따라 숙소선택을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주소 : 경상남도 함양군 지곡면 개평길 59 / 055-963-9645 입장료 : 없음 / 관람시간 : 제한없음 함양여행을 한다고 하면 빠지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함양 상림공원 숲이랍니다. 이 곳은 함양을 대표하는 여행지이기도 해요. 함양 상림은 3만 6천여 평의 부지에 2만여 그루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대단지 인공림인데요. 자연적으로 생겨난 숲이 아니라 인공숲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신라시대 이 곳 함양의 태수였던 최치원이 근처에 있는 위천이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근 가야산의 나무들을 옮겨 심었던 것이 지금의 상림 숲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림이면서 또 드물게 온대 낙엽활엽수림이 자라고 있는 곳이라 지금은 천연기념물 154호로 지정이 되어 있기도 한 곳이랍니다. 상림 산책로 입구에 상림을 알리는 커다란 비석과 함께 안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또 다른 비석인 척화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상림 숲 자체가 역사가 오래된 곳이다보니 숲 안쪽에는 곳곳에 오래된 유적이나 유물도 간혹 볼 수 있는데요. 이 척화비는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당시 흥선대원군이 쇄국정책의 일환으로 전국 곳곳에 세운 여러 비석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척화비를 지나 숲 안쪽으로 길을 따라 계속 걸으면 본격적인 숲길 산책로가 시작되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너른 공터가 나오고 조그만 누각이 하나 보이게 됩니다. 이 누각은 ‘함화루’ 라 불리는데, 원래 조선시대 함양읍성의 남문이었던 것을 1932년 이곳 상림으로 옮겨 지은 것이라 하네요. 숲 자체가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라 그런지 숲길을 걸으며 이렇게 유적지나 유물을 함께 둘러보는 재미도 있답니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숲길을 걷다보니 커다란 불상을 만나게 됩니다. 숲길에서 생뚱맞게 왠 불상이람? 하며 의아한 생각을 가지기도 했는데, 함양 이은리 석불이라 불리는 이 석불상은 1950년 무렵 함양군 이은리 냇가 부근에서 출토되어 지금의 이 자리에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하는군요. 높이 1.8미터의 석조여래좌상이며, 두 팔목이 떨어져 나가 구멍만 남아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상림공원 숲길 산책로는 꽤나 넓은 편이며, 여러 갈래의 길로 나뉘어져 있어 원하는 코스로 산책하며 걸을 수 있으니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한번 걸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주소 : 경남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 349-1 입장료 : 없음 / 관람시간 : 제한없음 함양의 남쪽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서암정사는 원응 스님이 1960년대 당시 한국전쟁 직후였던 시기 즈음해서, 동족상잔의 비극과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인류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이 곳에 터를 잡고 불사를 시작한 것이 지금껏 이르고 있는 사찰입니다. 특히 자연 속에 있으면서도 산세가 험한 이곳의 바위들을 조각하여 만든 석불상과 바위굴을 지어 만든 석굴법당 등이 유명한데요. 수려한 자연경관과 잘 어울리기도 해 자연 속에서 불교예술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보통의 사찰 입구에서 보일법한 일주문은 보이질 않고, 대신 커다란 돌기둥 2개가 일주문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안쪽으로 더 들어가게 되면 석굴문으로 이어지는 계단과 함께 사천왕문이 다시 나오게 됩니다. 사천왕문 주변에서부터 정교한 석상 조각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직접 바위를 파내고 조각을 한 것이라곤 믿기지 않을만큼 하나의 정교한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사천왕문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게 되면 좁은 석굴문이 나오게 되고, 석굴문 위로는 ‘대방광문’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데 ‘화엄세계로 들어가는 크고 넓은 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석굴문을 지나면 서암정사의 본당이라 할 수 있는 대웅전 건물을 볼 수 있답니다. 실제 이 대웅전은 1층 보다는 지하에 있는 금니화엄경 법당이 큰 볼거리이기도 한데, 아쉽게도 참배객만 입장을 할 수 있는 곳이라 들어가보지는 못했습니다. 대웅전을 나와 맞은편에는 용과 사슴이 지키고 있는 종각 건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웅전과 종각 사이 언덕을 오르는 길에는 석굴법당이 있습니다. 참배객들 입장에서 보면 어쩌면 대웅전 보다 더 신성한 곳이라 할 수도 있는데요. 이곳 역시 참배객 외에는 입장이 되질 않아 바깥에서만 볼 수 밖에 없었지만, 경주 석굴암에 이어 제2의 석굴암이라 할 정도로 웅장한 석불상이 자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불교신자이신 분들은 직접 안으로 들어가 참배를 하면서 석불상을 꼭 한번 보시면 좋겠네요. 석굴법당을 지나 조금 더 윗쪽으로 올라가면 멋진 마애불 조각상들을 볼 수 있는 비로전과 용왕단으로 가는 길이 이어지게 됩니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용왕단이 나온답니다. 비로전을 통과하는 석문을 지나게 되면 거대한 바위 속에 각종 석상들이 조각되어 있는 모습을 마주하게 됩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 실제 바위의 규모가 상당해서 직접 가서 보신다면 그 장엄함과 분위기에 압도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조각들이 비교적 최근인 5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것들이라 생각하니 이 시대까지도 이러한 석상들을 조각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분이 계셨다는 것에 조금 놀랐습니다. 앞으로 이 석상들도 오랫동안 잘 보존해서 지켜나가면 후손들에게는 커다란 역사적 가치를 가진 문화재로 남게 될 것입니다. 주소 : 경남 함양군 마천면 광점길 27-79 / 055-962-5662 입장료 및 관람시간 : 없음 / 관람시간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나 단순 관람객은 일몰전까지 함양에서 지리산 방면으로 가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은 바로 1023번 지방도를 따라 험준한 산길과 고개길을 넘어 백무동 방향으로 가는 길인데요. 이 길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포함될 만큼 멋지고 아름다운 지안재와 지리산 제1관문이라 불리는 오도재가 함께 있는 길입니다. 이번 함양여행에서 코스를 짤 때 고민했던 것이 상림공원에서 서암정사를 넘어가는 바로 이 길을 지나는 것이었는데요. 서암정사를 가는 도중에 먼저 만난 지안재의 모습입니다. 워낙 경사가 급한 산길이라 일직선으로 급경사 도로를 만드는 것 보다 안전을 위해 구불구불 완만하게 돌아가는 도로를 낸 것이 지금의 지안재 모습이 되었는데요. 마치 뱀 한마리가 지리산을 타고 올라가는 듯한 모양이기도 합니다. 특히 많은 사진사 분들이 어두운 저녁시간, 이곳 지안재를 지나가는 차량의 불빛 궤적을 담는 유명한 궤적포인트이기도 한데요. 일단 서암정사를 먼저 다녀오고 돌아오는 길에 해질녘 시간에 맞춰 야경 차량궤적을 담아보기로 계획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도재와 지안재를 같은 곳 또는 헛갈려 하시는 분들이 더러 계신데요. 오도재는 지안재를 지나 산길을 더 오르다보면 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는 조금 더 높은 고갯길이 나오는데, 지리산 제1관문이라는 현판을 단 누각이 있는 이곳이 바로 오도재 입니다. 오도재 부근에는 조그만 간이휴게소와 전망대가 있는데, 날씨가 좋을 땐 멀리 지리산을 선명하게 조망할 수 있기도 합니다. 오도재를 지나 서암정사를 모두 둘러보고 왔던 길을 따라 저녁 무렵 다시 들리게 된 지안재 길입니다. 워낙 험준한 곳이고 차량 통행이 뜸한 곳이라 야간 차량궤적 촬영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오랜 시간 기다린 끝에 몇몇 차량이 지나가는 타이밍에 맞춰 운좋게 멋진 지안재의 야간궤적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구불구불한 길 자체도 아름다운데, 여기에 차량 불빛궤적이 더해지니 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알겠더라구요. 주소 : 경남 함양군 함양읍 구룡리 산119-3(지안재) / 경남 함양군 휴천면 월평리 123-21(오도재) 출처 : 대한민국구석구석 SNS 글, 사진 : 다님 1기 손창현 https://blog.naver.com/korea_diary/221176347886 ※ 위 정보는 2019년 1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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