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을 스치는 공기가 제법 차가워졌다. 따끈한 차가 생각나는 요즘, 완연한 겨울을 따라 나서봤다. 헛헛한 공기 사이를 채우는 은은한 차(茶)향에 취하러 간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겨울날의 ‘한방카페’를 찾아서. 한방카페, 말 그대로 ‘한방차’를 맛볼 수 있는 카페를 뜻한다. 인사동 자락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전통찻집’을 떠올리면 비슷하다. 대부분 고풍스러운 한옥을 살린 전통찻집에서는 녹차나 국화차 같은 우리차를 비롯해 커피와 주스 등 다양한 음료를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쌍화차나 십전대보탕 등 약재가 들어간 차까지 맛볼 수 있으니 한방카페는 ‘겨울날의 차(茶)여행지’로 손색없다. 종각에서 광화문까지, 청계천을 따라 이어진 빌딩숲 사이 직장인들로 넘쳐나는 공간에 <차담소><두경어성초><서울에서 첫 번째로 잘하는 전통찻집> 등이 자리한다. 근처에 적을 두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에라도 가뿐히 들를 만한 거리다. ‘어성초’를 전문으로 하는 <두경어성초>부터 가보자. 해독초, 천연항생제라고 불리는 어성초는 바닷가 근처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는 약초다. 풀에서 비린내가 난다고 ‘어성초’라 이름 붙었다. 설파민(sulfamine)의 4만배가 넘는 항염물질을 갖춰 항암, 소염 효과가 크고 병의 근원인 독을 내리는 약초로 알려졌다. 콜레스테롤을 녹여 비만과 어혈에 도움을 주며 자양강장에도 효과적이라고. 무엇보다 숙취해소와 피로회복에 탁월해 음주전후에 찾는 이들이 많단다. 이름도 신기한 십전대보차는 당귀·감초·진피·천궁·계피·갈근·작약·백봉령·황기·대추·백출·숙지황·생강·호도·잣 등을 넣어 만드는데 피로회복과 원기회복, 소화촉진과 감기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두경어성초>와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자리한 <차담소>는 좀더 젊은 분위기의 한방카페다. 낮에는 한방차는 물론 다양한 건강음료와 베이커리 등을 맛볼 수 있고 저녁에는 수제맥주와 안주 등을 내놓는다. 두 찻집의 사장님은 모녀사이. 10년 넘게 <두경어성초>를 운영한 어머니의 뒤를 이어 젊은 감각의 <차담소>를 오픈한 것. 같은 메뉴도 약간의 차이가 있으니 기억해두자. 어성초·십전대보차 등의 한방차를 비롯해 복분베리·오미자몽·생강레몬차 같은 발효블렌딩차, 그리고 아사이베리 주스·사과인삼마주스·망고오렌지요거트 등을 맛볼 수 있다. 차를 주문하면 차와 어울리는 주전부리를 함께 내오는 <서울에서 첫 번째로 잘하는 전통찻집>도 빼놓을 수 없는 찻집이다. 자, 이제 종로에서 벗어나 성북동으로 가보자. 성북동 산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연산방>은 조선 최고의 문장가 이태준 선생이 월북하기 전까지 머물며 <달밤><돌다리> 등을 집필한 공간. 고택에서 즐기는 한 잔의 전통차는 겨울날의 데이트를 한층 운치있게 한다. 쌍화차와 대추차, 단호박 빙수가 유명하다. 근처에 세련된 브런치 레스토랑을 필두로 숯불구이 백반으로 유명한 기사식당, 왕돈가스 전문점 등 식사할 곳과 찻집들이 제법 많다. <약다방 봄동>은 한의원과 함께 자리한 조금은 신기한 한방카페다. 독채 건물의 1층은 한의원, 2층과 3층은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홍대입구역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 자리한 카페를 찾아 들어서면 메뉴판을 들고 와 설명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이해가 어려워도 조곤조곤한 설명을 듣고 있으면 고개가 끄덕여지며 ‘약다방’이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알게 된다. “신체적으로 분명한 자각 증상이 있다면 ‘보디 약차’를, 신체증상과는 무관하게 추구하는 바가 있다면 ‘브레인 약차’를 권해 드립니다. 여기 메뉴판에 적힌 감정과 닿는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보디 약차’는 아방(무디다)·채방(나른하다)·고방(피곤하다) 등 18가지, ‘브레인 약차’는 이칠방(집중)·칠이방(몰입)·사구방(검토)·구사방(고찰) 등 10가지 종류가 있다. 각각의 차마다 치유할 수 있는 신체증상과 감정선을 적어 두어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차의 선택기준이 ‘맛’이었다면 이곳 <약다방 봄동>에서는 ‘나의 증상’에 따라 차를 고르는 것. 한약은 아니지만 ‘약차’인 셈. 차를 마시며 건강해 질 수 있는 공간이다. 약차는 한의사들이 직접 개발하고 만든 것이라고. 아까 조곤조곤 설명해주던 직원의 실체가 한의사란다. 카페직원이자 한의사가 추천해준 ‘열정’의 브레인 약차 ‘일육방’을 보았다. 함께 나온 말린 대추가 달달하니 맛이 좋다. 몸이 따뜻해진다. 브레인 약차는 음료처럼 용량 제한없이 모두 시원하게 마실 수 있단다. 상대적으로 ‘약’의 기운이 더 강한 ‘보디 약차’는 전통적인 한약 조제 방식 그대로 약효의 목적에 맞게 약재를 천연 옹기에 약한 불로 오랜 시간 달여 진하다. ‘보디 약차’를 주문할 때에는 생년월일을 알려줘야 한다. 해당 절기에 인체상태에 따라 농도를 조절하기 때문이란다. 카페 정면으로 통유리창을 마주한 족욕탕과 그 옆으로 약술을 전시해둔 바(BAR)도 보인다. 약재를 더한 차와 술이라. 둘 다 취하기는 매한가지일 터. 깊어지는 어느 겨울날, 그윽한 향에 취해보면 어떨까. 1.주변 음식점 두경어성초 :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타운 지하1층 / 02-725-1408 차담소 :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타운 지하1층 / 070-7797-0298 수연산방 : 성북구 성북로 26길 8 / 02-764-1736 약다방 봄동 : 마포구 월드컵북로6길 12-13 / 070-4639-2221 두레차 : 마포구 홍익로2길 27 / 02-338-1543 2.숙소 호텔 더 디자이너스 종로점 : 종로구 수표로 89-8 / 02-2267-7474 센터마크호텔 : 종로구 인사동5길 38 / 02-731-1000 http://centermarkhotel.com/ 메리골드 호텔 : 마포구 양화로 112 / 02-332-5656 와이호텔 : 마포구 서강로20길 24 / 02-3275-1053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 위 정보는 2020년 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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