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대는 날씨,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는 요즘. 마음 같아선 여권 들고 당장 세계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지만, 우리는 잘 알지. 현실과 타협해야 한다는 사실을(눈에 홍수가 시작된다). 여행이 안되면 음식이라도 다 먹어버리자. 서울에서 세계 각국의 가정식을 맛보다보면 그 나라에 간 것 같은 기분이 들 수 있으니. 그럼 서울에서 세계로 함께 떠나볼까? 서울 명륜동 일본 가정식, 호호식당 문 연지 10개월 째인 것 알면 깜짝 놀랄지도! 행운이 따르지 않는 이상 웨이팅은 필수인 이곳,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호호식당'. 여유로움과 예스러운 멋이 담긴 한옥에서 정갈한 일본 가정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이 이곳의 매력. 이 매력을 너도 나도 느끼고자 사람들이 모이는 탓에 긴 대기시간에 지칠 수 있으니 오픈 시간에 맞추거나 브레이크 타임 종료 전에 가는 것을 추천할게. 빈티지한 테이블과 의자들로 독특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이 드는 인테리어. 내부가 넓은 편은 아니지만 한 면이 통유리라서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아 좋아. 인테리어도 좋고, 분위기도 좋다 이거야. 그런데 음식점의 기본은 역시나 음식의 맛이겠지. 호호 식당의 메뉴는 기본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자연의 맛을 지향하고 있어. 그런데 음식 맛을 눈으로만 볼 순 없잖아? 맛보기 전 정갈하게 플레이팅 된 음식들로 눈으로 한 번, 입으로 두 번 먹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이야. 일본 가정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메뉴인 '돈가츠'. 국내산 최고급 등심 부위만 사용하고 매일 새벽 직접 빵가루를 입혀 정성스럽게 만들어낸다고 해. 겉은 바삭 속은 촉촉, 일명 겉.바.속.촉.으로 씹는 식감이 정말 최고였어. 아 참, 고추냉이가 함께 나오는데 '돈가츠에 고추냉이가 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칫하면 느끼할 수도 있는 돈카츠의 맛을 고추냉이가 꽉 잡아주는 조화로움을 느껴볼 수 있을 거야.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소고기 이기는 돼지고기 없기 마련인데, '돈테키 정식'은 정말 그렇더라. 소고기 스테이크 부럽지 않을 정도, 아니 떠오르지 않을 정도의 맛 돼지고기 스테이크. 저온숙성으로 풍미가 좋은 고소한 돼지목살에 일본식 간장 소스를 발라 구워낸 돈테키. 마찬가지로 고추냉이를 살짝 찍어 먹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어. 달달하고 짭조름한 소스에 부드러운 고기의 조화 100점 만점에 200점을 주고 싶은 돈테키, 맛있는 게 죄라면 너는 무기징역! 자작한 국물에 돈가츠와 새우튀김이 잘 어울리는 가츠나베. 단짠단짠 국물에 적셔진 돈가츠와 양파 그리고 계란을 숟가락에 올려 밥과 함께 먹으면 진정한 밥도둑. 추가로 주문한 연어사시미는 비린내가 하나도 없고 진짜 고소하고 부드러워서 입에서 살살 녹았어. 그리고 하이볼을 함께 곁들인다면 깔끔하게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거야. 함께하는 사람과 '호호' 웃으며 따뜻한 음식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주인장의 철학이 담긴 호호식당, 그 이름의 뜻에 맞게 가게 내부 손님들의 모습이 다들 행복하고 편안해 보이더라고. 호호식당은 테이블이 많지 않아 예약이 안되지만 별채는 특별히 예약을 받는다고 하니 3인 이상 6인 이하의 모임 장소로 딱일 것 같아. 단, 이용 시간은 1시간이니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길 바라. 주소 서울 종로구 대학로9길 35 전화번호 02-741-2384 영업시간 매일 11:00 - 22:00 Break time 15~17시(주말 제외) 대표메뉴 돈가츠정식 12,000원 가츠나베정식 13,000원 부타가쿠니정식 13,000원 돈테키정식 14,000원 규동 9,000원 우니파스타 18,000원 서울 역삼동 미국 가정식, 브라더후드키친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만나는 미국, '브라더후드키친'. 브라더후드 키친은 강남 골목 부근에 위치해있지만, 건물 외관을 눈을 사로잡는 민트색 페인팅과 네온사인으로 꾸민 덕분에 찾는 데는 어렵지 않을 거야. 건물의 2,3층을 사용하고 있어 옆 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가면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강한 미국 서부의 향기는 기분 탓이 아냐. 테이블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소품 하나하나가 직접 미국에서 공수해 온 것이고, 이곳의 음식 모두 직접 미국 곳곳을 다니며 연구한 끝에 탄생한 메뉴라고 하니 진짜 서울 속의 미국이라고 할 수 있겠지? '치킨 와플'은 폭신한 와플 위에 바삭한 치킨이 올려져 있고, 그 위에 메이플 시럽을 뿌려서 함께 먹는 음식이야. 치킨의 짭짤함과 메이플 시럽의 달콤함 그리고 와플의 폭신함이 만나면? 달리 표현할 수 있나. 그저 사랑이라고 하는 수밖에. '단짠'의 끝판왕을 원한다면 주저 없이 강력 추천. '몬테크리스토'는 프랑스 샌드위치인 크로크무슈가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붙여진 이름이래. 식빵에 한쪽에 머스터드 또는 과일 잼을 펴 바르고 햄과 치즈를 넣은 뒤 달걀물에 풍덩. 마지막으로 팬에 버터를 두르고 달걀옷 입은 샌드위치를 노릇하게 구워 삼각형으로 잘라 만들어. 튀김같이 바삭한 식감에 입안 가득 퍼지는 과일 잼의 향기로 느껴지는 달콤함. 그리고 햄과 치즈의 짭조롬함의 조화. 역시 단짠의 조화는 진리. 주소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4길 22 전화번호 02-539-1230 영업시간 월~토 11:30 - 22:00 일요일 11:30 - 22:00 Break time 매일 15:00 - 17:00 대표메뉴 치킨 & 와플 오리지널 16,000원 텍사스 베이컨 스테이크 17,500원 서울 익선동 프랑스 가정식, 르블란서 종로3가역 6번 출구로 나와서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지나면 찾을 수 있는 르블란서. 프랑스 가정식 파는 곳 맞아..?라는 의문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한옥을 개조해 만든 외관은 고풍스러운 한국을, 내부는 우아한 프랑스를 가득 담아낸 인테리어야. 프랑스 가정식 먹으러 왔구나를 알아차리는 순간, 바로 식전빵 타임. 결이 살아있는 미니 식빵에 버터를 찹찹 발라 한 입 베어 물면, 역시나 입맛 돋우는 데에 이만한 게 없다 싶지. '브레이징한 포크밸리'는 메인 요리로 인기가 좋은 메뉴 중 하나. 그래비 소스에 부드러운 고기가 어우러져 담백하게 숙성된 요리야. 썰리는 감촉부터 남다른 부드러움은 입안에 들어가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맛이야. 특히 그래비 소스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고기와의 조합이 아주 좋았어. 고소한 감자 향기와 함께 등장한 두 번째 메인 요리, '감자 그라탕'. 감자를 으깨서 만드는 요리일 것이라는 예상, 나만 그런 건 아니지? 예상에 정확하게 빗나간 르블란서의 감자그라탕은 감자를 감자칩처럼 얇게 썰어서 켜켜이 쌓아올린 요리야. 얇게 쌓아올렸다 보니 간도 딱 배어있고 식감이 살아있다는 사실! 부드럽게 씹히는 감자에 크림소스까지. 더할 나위 없는 맛, 예상이 가지? 에피타이저, 메인요리를 즐겼으니 마무리는 역시 디저트지! 파이 사이에 커스터드 크림이나 다른 토핑을 넣어 쌓아올린 프랑스식 디저트, 밀푀유는 바삭한 파이를 부드럽게 감싸앉는 커스터드 크림은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어! 먹자마자 눈이 동그래지는 맛이랄까? 커스터드크림이 너무 달지도 않아서 부담 없이 즐기기 좋아. 주소 서울 종로구 수표로28길 30 전화번호 02-766-9951 영업시간 평일 11:30 - 23:00 월요일 휴무 대표메뉴 비프브루기뇽 25,000원 로스티드 치킨 24,000원 라구파스타 16,000원 서울 연남동 동남아 가정식, 지구촌 가정식 지구는 둥그니까 지구촌 식당! 지구촌 가정식이라는 식당 이름에 걸맞게 가게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지구촌에서 여행하며 하나둘 사모은 물건들로 채운 듯한 아기자기한 분위기. 테이블이 4,5개 정도 밖에 없는 작은 식당인데, 작다고 무시하면 아니 되오. 기나긴 웨이팅을 맞닥뜨릴 수 있으니 가능한 사람 없는 시간대에 방문하길 추천할게. 동남아 하면 역시 커리지! 지구촌 가정식의 '코코넛크림 새우커리'는 코코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좋아할 것 같아. 코코넛 향이 진하게 나는 카레에 통통한 새우가 둘러져있어. 매운맛은 딱히 없고 동남아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아서 남녀노소 다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맛. 사이드로 나오는 단무지와 할라피뇨랑 곁들여 먹으면 더 맛있다는 사실! 코코넛크림 새우커리 다음으로 인기 메뉴인 '버터치킨커리'. 버터치킨커리에는 구운 마늘이 함께 나오는데 바삭바삭한 구운 마늘과 함께 먹으면 약간의 매운맛이 느껴져. 매운 걸 못 먹는 사람이 힘들어할 정도는 아니고, 식욕을 돋워 줄 정도의 알싸한 맛이랄까? 코코넛크림새우커리보다는 살짝 매콤한 편이야. 주소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88 전화번호 02-6384-2278 영업시간 매일 11:30 - 22:00 대표메뉴 2인세트 29,500원 버터치킨커리 9,500원 코코넛 크림새우커리 10,500원 서울 회기동 유러피안 가정식, 트라토리아 오늘 트라토리아는 '간단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탈리아 언어야. 회기동에 위치하고 있는 '트라토리아 오늘'은 SBS TV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도 소개된 유러피안 가정식 맛집. TV 방영 맛집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 테이블이 6개 정도로 많지 않은 편이고, 15:00시부터 17:30분까지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참고하길 바라.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평균 1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유럽식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야. 또한 한국 식자재를 활용해 요리를 만들어서 부담 없이 유러피안 가정식을 맛볼 수 있어. '트라토리아 오늘'의 BEST 메뉴는 에그베네딕트 오믈렛, 항정살 크림파스타, 라따뚜이 그리고 저온 조리한 포크벨리. 특히 저온 조리를 통해 만들어낸 '포크벨리'는 육즙을 가득 품고 있어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만점이라고 해. 식사를 주문하면 식전 빵이 나오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빵에 버터를 발라 먹으면 금상첨화. '라따뚜이'는 프랑스 대표 요리로 호박, 가지, 토마토 등 다양한 야채를 따뜻하고 부드럽게 요리한 야채스튜야. 향긋한 야채들과 허브를 품은 치킨을 잘라서 함께 곁들여 먹으면 되고,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와 부드러운 치킨의 조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맛. 돼지고기의 목등심과 소고기의 등심을 섞어서 만든다는 '함박스테이크' 또한 일품. 식감을 위해 기계가 아닌 손으로 직접 고기를 다진다고 해. 그래서인지 트라토리아 오늘의 함박스테이크는 쫄깃한 식감과 육즙을 가득 품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 사르르 녹는 오믈렛과 함께 먹으면 더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어. 오늘 밤, 분위기 있는 저녁식사를 원한다면 유러피안 가정식 맛집 '트라토리아 오늘'은 어때? 주소 서울 동대문구 이문로 17-26 전화번호 02-6104-9098 영업시간 매일 12:00 - 22:00 브레이크타임 15:00~17:30 일요일 휴무 대표메뉴 함박 스테이크와 리조또 11,000원 함박스테이크와오물렛 11,000원 항정크림파스타 10,000원 라따뚜이 15,000원 저온조리한포크밸리 2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