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 낙산사는 기도 효험이 좋기로 잘 알려진 관음성지다.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따라 낙산사에 올라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고, 동해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어보자. 산사에서 하룻밤 머물며 마음을 비우고, 새롭게 준비하는 마음 채비 여행으로 참 좋다. 낙산사는 강화 보문사, 남해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 중 한 곳이다. 671년에 의상대사가 관세음보살의 진신사리를 모셔 세운 통일신라시대 사찰이다. 낙산사는 바다와 인접한 관음사찰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관동 8경 중 하나인 오봉산 자락에 들어앉아 있는데, 정상에 자리한 해수관음상이 광대한 동해를 굽어보고 있어 언제 보아도 편안하고 넉넉하다. 특히 해수관음의 넉넉한 품이 소원을 들어준다고 전해지면서 이곳을 찾아 기도를 올리는 참배객들이 줄을 잇는다. 잘 살펴보면 낙산사를 찾는 이들은 대개 세 부류로 나뉜다. 첫 번째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기도를 올리는 순례객들이고, 두 번째는 자연과 어우러진 낙산사의 비경을 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들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들은 산사에서 하룻밤 머물며 템플스테이를 하려는 체험객들이다. 특히 연말연시에는 템플스테이를 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잦다. 지나간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하며 소망바라기를 위해 이곳을 찾는다. 주차장에 이르면 바로 낙산사로 오르는 입구다. 주차장에는 주말 관광객들과 관광버스들이 빼곡하다. 주차를 하고 앞걸음을 하는 이들을 따라 우거진 솔숲길을 오른다. ‘꿈이 시작되는 길’이란 푯말이 연이어 나타나고, 몇 걸음 오르자 키 큰 송림 사이로 작은 오솔길이 이어진다. 울창한 소나무들은 기백이 넘치고, 짙은 솔향이 일렁이는 마음을 다잡아준다. 일주문을 지나쳐 오솔길을 따라 계속 오르면 템플스테이 사무국인 인월요가 나타난다. 이미 몇몇 체험객들이 수련복으로 갈아입고 프로그램 안내를 받고 있다. 맨 마지막으로 금발의 외국인 체험객까지 모이자 안내자가 템플스테이 전용 공간인 취숙헌으로 무리를 안내한다. 하룻밤 머물 방사 배정이 끝나면 본격적인 템플스테이가 시작된다. 꿈이 시작되는 여정을 앞두고 설렘과 긴장감이 모두의 얼굴에 역력하다. 낙산사 템플스테이는 꿈이 시작되는 길을 따라 일출을 맞이하는 여정으로 마무리된다. 1박2일 템플스테이의 첫 번째 프로그램은 낙산사 정문인 홍예문에서 시작되는 사찰 탐방이다. 홍예문은 조선 세조가 절을 중수하며 세운 석문이다. 당시 이 석문을 쌓기 위해 강원도 26개 고을에서 돌을 하나씩 모아 축을 쌓았다고 전해진다. 문 위까지 화강석을 쌓고 좌우에 성벽을 쌓았다. 안팎을 구분 짓는 경계이자 출입문이다. 홍예문 바로 앞에 서 있는 한 그루 나무도 둘러본다. 옛날 임금에게 진상했던 낙산배의 시조목이다. 지난 2005년 대화재 이후 복원된 낙산사 가람의 모습은 정결하고도 웅장하다. 범종루, 사천왕문, 빈일루, 응향각 등을 차례로 지나 낙산사의 본전인 원통보전에 오른다. 의상대사가 홍련암 굴속에서 관음보살로부터 여의주와 수정염주를 건네받으면서, “산 위로 수백 걸음을 오르면 두 그루 대나무가 있을 터이니 그곳으로 가보라”는 말을 듣고 세운 법당이다. 앞마당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칠층석탑(보물 제499호)이 자리하고 있다. 원통보전의 웅장함과 탑의 당당한 기백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법당 안에 모신 고려시대 양식의 관세음보살상도 눈길을 끈다. 안내자의 인도에 따라 체험객들은 다시 오봉산 정상부로 오른다. 거대한 해수관음상이 동해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신비하고 경이롭다. 높이가 무려 16m에 이른다. 낙산사에서 기도 효험이 좋기로 알려진 해수관음상 아래 두꺼비상과 절벽에 자리한 홍련암까지 둘러보니 이미 짧은 겨울해가 저물고 있다. 사찰 탐방을 마치고 추위에 언 몸을 녹이며 저녁 공양을 하고 나면 잠시 휴식이다. 이후 다시 저녁 예불과 명상, 차담 등의 저녁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체험객들은 밤바다를 바라보는 해수관음의 모습을 확인한 뒤 잠자리에 든다. 낙산사 템플스테이의 백미는 홍련암에서 맞이하는 일출이다. 이른 새벽부터 일출을 맞이하려는 체험객들의 마음이 들뜬다. 의상대를 거쳐 북쪽 절벽에 위태롭게 자리한 홍련암에 올라 ‘파랑새’를 찾아보고, 해수관음보살의 미소도 마주하고 싶다.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 소리가 귓가를 돌아나가고, 차가운 바닷바람이 잠을 깨운다. 의상대와 홍련암의 일출은 동해안 최고의 일출로 손꼽힌다. 때문에 아직 햇귀가 밝아오지 않은 이른 새벽임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먼바다를 응시하는 해수관음상의 모습이 선연하고, 새벽 바다에는 이미 작은 어선들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체험객들은 의상대를 지나 부지런히 홍련암에 오른다. 오른편으로 바다가 탁 트여 매서운 겨울바람이 정신을 깨운다. 홍련암은 바닷가 절벽 끝자락에 간신히 걸터앉은 모습이다. 법당 입구의 석등이 차가운 바람에 흔들리고, 하늘은 어둡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희망의 해를 기다리고 있다. 마침내 바다를 응시하던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진다. 먼바다 위로 새벽을 깨우는 붉은 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일홍해홍천지홍(日紅海紅天地紅), 햇귀가 차오르니 바다가, 천지가 온통 붉은색이다. 바다도 발그레 붉어지고, 그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입가에 따스한 미소가 떠오른다. 일출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두 손 모아 소원과 희망을 기원한다. 두툼한 점퍼와 따뜻한 목도리로 중무장한 아이들은 연신 환호성을 질러댄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 못다 이룬 꿈을 위해 간절히 두 손을 모은다. 가슴을 뜨거운 희망으로 채운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고이자 비로소 해수관음의 얼굴이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낙산사는 일출을 감상하며 희망을 기도하는 소원의 자리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체험형 템플스테이 ‘파랑새를 찾아서’를 운영하고 있어 새로운 에너지를 얻기에 안성맞춤이다. 템플스테이는 체험형과 휴식형으로 나뉘어 운영되며, 한옥 펜션형 템플스테이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불편함이 없다. 낙산사 -주소 : 강원 양양군 강현면 낙산사로 100 -문의 : 033-672-2447~8
http://www.naksansa.or.kr/web/intro.php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 -주소 : 강원 양양군 손양면 학포길 33 -문의 : 033-671-2000
낙산해수욕장(낙산해변) -주소 : 강원 양양군 강현면 해맞이길 59 -문의 : 033-670-2518(낙산도립공원사업소)
주변 음식점 -일출회식당 : 활어회 / 양양군 강현면 일출로 31-10 / 033-672-0504 -동호회관 : 돌솥밥, 불고기백반 / 양양군 강현면 안골로 3 / 033-671-4693 -등불 : 양양한우, 자연산송이버섯 / 양양군 양양읍 포월나들길 23 / 033-671-1500
숙소 -오션벨리리조트 : 양양군 양양읍 일출로 127-30 / 033-672-4200
http://www.ov-resort.com/ -낙산스위트호텔 : 양양군 양양읍 해맞이길 84 / 033-670-1100
http://naksan.suites.co.kr/ -해마루모텔 : 양양군 강현면 해맞이길 72-7 / 033-672-0345
글, 사진 : 이강(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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