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에서 시작한 바닷바람이 하늘 끝까지 불어온다. 시원한 바람 한 줄기에 은은한 향 내음이 스며있다. 발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운 마을은 땅끝이라 바다를 품었다. 산안개가 스물스물 기어오르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하늘 끝에 숨겨진 작디작은 암자인 도솔암에 서면 숨겨진 보물을 찾아낸 기분이다. 어쩌나, 이렇게 좋은 곳은 아무도 모르게 아껴두고 싶다. ‘도솔암까지 800미터’라는 표지판 앞에서 오솔길이 시작된다. 구불구불 뻗은 오솔길에는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내어준다. 오르락내리락하며 흙길을 걷다보면 능선에 다다른다.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인다. 누구라도 감탄사를 내뱉을 절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달마산의 등줄기를 따라 울퉁불퉁한 바위가 하늘을 찌른다. 마치 공룡의 등뼈 같다. 남도의 금강산이라더니 저 멀리 다도해를 아우르는 풍광이 과연 그럴듯하다. 크고 작은 바위의 봉우리가 모두 조각처럼 수려하다. 예로부터 이 바위들을 1만개의 불상으로 여겼다. 달마산에서 삼배기도를 올리면 삼만배 기도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했다. 도솔암을 향해 걷는 능선길은 바람도 시원하고 눈도 시원하다. 해남의 넓은 평야와 아기자기한 마을풍경 너머로 바다가 펼쳐지고, 바다 위에는 섬들이 올록볼록 솟아있다. 도솔암을 향하는 이 길은 4월에 진달래가 피기 시작해 5월에는 철쭉, 6월에는 원추리가 화사하다.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경도 해남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그래서 ‘달마도솔’을 해남8경중의 으뜸으로 치는 사람이 많다. 도솔암은 하늘 아래 고즈넉하다. 높은 벼랑 끝에 매달렸으니 위태로워 보일법도 한데 돌로 층층이 쌓아올린 축대위에 살포시 얹힌 작은 암자는 여유롭다. 도솔암의 축대는 나막신을 신은 거인이 지었다는 설이 있다. 이 높은 곳까지 축대를 쌓기 위해 무거운 돌을 날랐을 인간의 정성에 탄복한 말일 것이다. 거대한 바위들은 도솔암을 포근하게 품어준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아찔한 풍경과 달리 암자의 마당은 고요하고 아늑하다. 바람만이 암자의 주인인 양 수시로 드나든다. 코앞의 땅끝마을과 남해바다로부터, 저 멀리 진도와 완도로부터 촉촉한 바다의 이야기를 전한다. 가끔 산새가 날아와 바람의 이야기를 듣고 간다. 도솔암 앞마당에서 삼성각의 지붕이 내려다 보인다. 도솔암의 정취에 빠져 삼성각에 다녀오는 것을 잊지 말자. 그곳에서 올려다보는 도솔암도 장관이다. 웅장한 위용을 뽐내는 대흥사와 소박하고 아름다운 미황사는 오래전부터 해남의 명물이었지만 도솔암은 해남 여행을 몇 번이나 다녀왔다는 사람에게도 낯선 이름이었다. 드라마 <추노>, <각시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배경으로 도솔암의 뛰어난 풍광이 방송된 후에야 조금씩 찾는 사람이 늘었다. 도솔암은 통일신라 때 의상대사가 세웠다. 미황사의 열 두 암자중의 하나다. 달마산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도솔암은 천년을 이어 내려오며 여러 스님들의 기도도량으로 쓰였다. 동국여지승람에는 ‘달마대사의 법신이 늘 상주하는 곳’으로 묘사되었고, 미황사를 창건한 의조화상도 이곳에서 수행정진 했다고 전해진다. 도솔암은 정유재란 때 왜군이 퇴각하며 불을 지르는 바람에 소실되어 천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사라졌다. 터만 남아 오백 년이 흘렀다. 도솔암을 복원하려는 시도는 종종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 도솔암의 복원은 법조스님의 꿈을 통해 이뤄졌다. 현재 도솔암의 주지인 법조스님은 2002년에 3일 동안 연속해서 똑같은 꿈을 꾸었다고 한다. 도솔암을 찾아 해몽을 한 법조스님은 사람들을 모아 1800장의 흙 기와를 손수 들어올렸다. 스님은 500년 동안 버려졌던 도솔암을 꿈꾼 지 32일 만에 복원해냈다. 도솔암에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미황사에서 걸어 올라가는 방법과 도솔암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는 방법이다. 미황사에서 도솔암까지는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린다. 해남의 명소를 걸어서 볼 수 있는 ‘천년 숲 옛길’을 따라가다가 도솔암 표지판을 보고 올라가면 된다. 미황사에서 도솔암까지 차로 이동하면 15분 정도 걸린다. 거리는 약 13km 정도다. 차 한 대 너비의 임도를 따라 달마산 중턱까지 오르면 차를 서너 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도솔암 표지판이 있어서 알아보기 쉽다. 도솔암은 여기서부터 오솔길을 따라 800m 걸으면 만날 수 있다. 쉬엄쉬엄 걸으면 2~30분 정도 걸린다. 도솔암에서 내려다본 달마산도 아름답지만 미황사에서 올려다본 달마산도 근사하다. 달마산의 정취를 조금 더 느끼고 싶다면 미황사를 찾아가자. 미황사 대웅보전의 단청은 바닷바람에 말갛게 씻겨져 고운 색이 바랬다. 단아한 나뭇색을 드러낸 처마는 오히려 단정하고 소박하다. 그래서일까, 대웅보전 뒤로 펼쳐지는 달마산의 바위병풍과 더욱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미황사 곳곳에 묵언수행중임을 알리는 팻말이 붙어있다. 발자국 소리도 조심스럽다. 미황사를 둘러보는 관광객들도 숨을 죽이고 소곤거린다. 그러니 템플스테이를 해보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이겠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기에는 조용한 땅끝, 첫 땅에서 시작하는 것이 제일 좋을테니. 달마산 도솔암 주소 : 전남 해남군 송지면 마봉송종길 355-300
달마산 미황사 주소 : 전남 해남군 송지면 미황사길 164 문의 : 061-553-3521
기타정보 해남문화관광, 061-530-5918
http://tour.haenam.go.kr
1.주변 음식점
미황사 내 달마선다원 : 연잎밥 / 전남 해남군 송지면 마봉송종길 355-300 / 061-553-3521
2.숙소
바닷가모텔 :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땅끝해안로 1354-12 / 061-535-5757
http://www.badagamotel.com/
해남땅끝호텔 :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땅끝해안로 1954 / 061-530-8000
http://www.해남땅끝호텔.kr/board/main2.html
하얀집 :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길 47 / 061-532-7338
http://www.endlandmotel.co.kr/
글, 사진 : 배나영(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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