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숲은 싱그럽고 아름답다. 벌써 초록이 짙은 나무가 있는가 하면, 이제 막 연둣빛 잎사귀를 내민 나무, 붉은 기가 살짝 도는 연초록 나무 등 농도가 다른 신록이 눈부신 조화를 만들어낸다. 숲으로 향하는 길은 설렌다. 초록빛 일렁이는 숲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고 마음이 평화롭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우울할 때, 지칠 때, 쉬고 싶을 때 숲으로 가자. 숲이 가진 힘은 실로 놀라워서 그 품안에 들어오는 이들을 보듬고 쓰다듬어 몸과 마음을 두루 건강하게 해준다. 양평 산음자연휴양림에서 '치유의 숲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숲의 건강한 기운을 잔뜩 품고 돌아왔다. 산음 치유의 숲으로 향하는 길, 살짝 빗방울이 뿌린다. 물기를 머금은 나무는 평소보다 더 선명한 색으로 반긴다. 치유의 숲은 산음자연휴양림 안에 있다. 매표소와 산림휴양관을 지나 건강증진센터로 들어가니 프로그램을 진행해줄 분이 반겨준다. 숲 치유를 지도해줄 이는 이호진 씨와 김명혜 씨. 숲 치유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분들이다. 오늘 체험할 것은 치유의 숲 프로그램 가운데 가족 구성원이 함께 참가할 수 있는 '화목의 숲'이다. 아이들이 있어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내용으로 진행될 거라고 한다. 산음에는 청소년을 위한 희망의 숲, 젊은 직장인을 위한 도약의 숲, 중년을 위한 회복의 숲, 여성을 위한 향기의 숲, 어르신을 위한 휴식의 숲도 있다. 치유의 숲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을 들으며 생강나무 꽃차를 마신다. 생강향이 나서 붙은 이름이지만 꽃 생김새는 산수유꽃 비슷하다. 따뜻하고 향긋해서인지 꽃차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도 한 잔 더 청해 마신다. 치유의 숲이란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산림이라고 한다. 또 숲 치유란 숲의 다양한 물리적 환경요소를 이용하여 인간의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자연요법을 말한다고. 숲의 모습, 소리, 향기, 음이온, 햇빛, 먹을거리 등을 접하게 되면 우리의 몸이 쾌적감을 느끼고 면역력이 향상되어 궁극에는 건강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한 번 방문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지만,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 숲을 체험하다 보면 기분 전환과 함께 스트레스 감소 효과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숲에 들어가기 전 삼림욕 체조를 하며 몸을 푼다. 땅속에 묻혀 있던 씨앗이 겨울을 보낸 뒤 봄 햇살을 받아 싹을 틔우고, 풀이 되고 나무가 되는 과정을 몸으로 표현하니 아이들이 재미있어 한다. 이제 숲속으로 들어갈 차례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숲에 동의를 구하는 것. 숲아, 들어가도 되겠니? 하고 외친다. 숲에 깃들어 사는 동식물이 놀라지 않도록, 우리 일행에게 숲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주기를 청하는 인사다. 건강증진센터에서 내려가 작은 계곡을 건너면서 본격적인 숲 활동이 시작된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줄줄이 기차를 만들며 걸어간다. 새소리가 귀에 감기고, 빗방울 맺힌 나뭇잎들이 청량감을 준다. 다행히 우산을 쓸 정도는 아니다. 바닥이 젖어서 숲 명상이나 숲에서 낮잠 즐기기 같은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발아래 스치는 작은 들꽃은 걸음을 멈추고 몸을 구부려 자세히 들여다봐야 보인다. 하트 모양의 족두리풀 잎사귀를 들추자 땅에 붙은 듯 낮은 곳에 꽃이 피어 있다. 전통혼례 때 신부가 쓰던 족두리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조금 더 가니 바위 아래 괭이눈이 보인다. 노란 꽃이 고양이 눈처럼 보여 괭이눈이다. 나뭇가지처럼 굵은 넝쿨에 매어둔 유아 전용 그네에 차례로 앉아보고, 소원을 비는 돌탑에서는 돌을 얹으며 저마다 소원을 빌어본다. 숲길을 따라 이야깃거리, 체험거리가 끊이지 않는다. 간밤 비바람에 떨어졌는지 큼직한 잣송이 하나가 숲길에 떨어져 있다. 자기 얼굴만 한 잣송이를 받아든 아이들이 신기해한다. 잣은 먹어봤어도 잣송이는 처음 보는 아이들이다. 송이를 가까이 하니 송진향이 진하다. 방향제 대신 쓰면 좋겠다. 청설모가 잣을 먹느라 다 갉아놓은 잣송이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잣송이를 갉아서, 그중 잣을 골라내어, 딱딱한 껍질을 까고, 고소한 알맹이를 먹기까지 참으로 험난한 과정이었을 것이다. 오전 일정이 끝나고 모두가 기다리는 점심시간. 도시락을 싸가도 좋고, 치유의 숲 프로그램 참가자에 한해 제공하는 산채 위주의 자연밥상을 신청해서 먹을 수도 있다. 빗방울이 다소 굵어져 오후 프로그램은 실내에서 진행된다. 평소에는 시작과 마무리만 실내에서 하고, 대부분 숲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고. 둘씩 짝을 지어 등을 맞대고 앉아 서로의 등에 의지해 앞뒤로 몸을 구부리고 좌우로 돌리며 체조를 한다. 다음은 다락에 마련된 아로마실에서 아로마테라피를 한다. 따뜻한 이불에 누워 아로마 향을 맡으니 어느새 눈꺼풀이 내려온다. 마지막은 꽃잎편지 만들기다. 꽃과 나뭇잎을 일일이 채취해 말려서 염색한 꽃누르미는 그 자체로도 예쁘다. 쉽게 부서지기 때문에 핀셋으로 조심조심 풀을 찍어 엽서 위에 붙인다. 꽃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면 쉽다. 꽃잎편지를 서로 낭독하는 것으로 오늘 프로그램을 마무리짓는다. 계절이나 날씨, 참가자들의 성향에 따라 프로그램이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 건강 체크는 스트레스 지수와 혈관 나이를 측정하는 것인데, 치유 프로그램 진행 전후로 체크해 몸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 직접 수치를 확인한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숲 치유 활동을 거친 다음에는 대부분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진다고. 치유의 숲 프로그램은 당일형, 숲속 수련관에서 하룻밤 묵으며 진행되는 1박2일 숙박형, 90분짜리 체험 프로그램 등이 있다. 당일형, 숙박형은 미리 예약해야 하고, 기준 인원에 못 미치면 진행이 불가능하지만, 90분 체험 프로그램은 따로 예약 없이 현장에 10시까지만 도착하면 참가할 수 있다. 치유 프로그램은 무료, 숙박과 식사는 유료. 산림청에서 주관하는 치유의 숲은 산음 외에 전남 장성군에 장성 치유의 숲(061-393-1777), 강원도 횡성군에 청태산 치유의 숲(033-345-4451)이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 개장될 예정이다. 산음 치유의 숲은 인터넷 카페
( http://cafe.naver.com/saneumhealing )
에서 회원 가입 후 원하는 날짜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 프로그램은 끝났지만 아이들은 사뭇 아쉬워 보인다. 건강증진센터 옆 낙우송 숲으로 이어진 데크 산책로로 달려간다. 구불구불 오솔길처럼 정겨운 산책로다. 청량한 향이 몸속 깊이 파고든다. 빽빽한 숲 덕분에 피톤치드 샤워를 실컷 누린다. 눈과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향기롭다. 몇 시간 숲에 머문 덕분이다. 산음자연휴양림 주소 : 경기 양평군 단월면 고북길 347 문의 : 031-774-8133 1.주변 음식점 광이원 : 뽁작장정식 /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120-11 / 031-774-4700 마당 : 곤드레밥 /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239 / 031-775-0311 육콩이네연잎·뽕잎 돌솥밥 : 연잎밥,연잎돌솥밥 / 양평군 양서면 양수로 102 / 031-773-6733 2.숙소 양평밸리 : 양평군 양평읍 백안길60번길 14 / 031-774-3000 http://www.yp-valley.co.kr/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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