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추석은 잘 알지만 단오, 칠석은 알쏭달쏭, 유두절, 중양절은 아예 모르겠다면? 수원에서 매달 펼쳐지는 <세시풍속-북새통> 행사에 가 보자. 수원에서 매달 진행되는 <세시풍속-북새통>은 전통을 재밌고 즐겁게, 흥겹고 맛있게 체험하는 행사다. 점점 잊혀져가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세시와 절기를 알고 그때 즐기던 음식과 놀이,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다. '수원화성 북 문에서 새 롭게 펼쳐지는 전 통 문화체험'을 줄여 북새통이라 한다. 북새통 행사가 벌어지는 곳은 수원화성의 북문인 장안문 앞에 자리한 수원전통문화관이다. 지난 2015년에 문을 연 전통한옥 건물로 전통식생활체험관과 예절교육관 2개 동으로 구성됐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행사가 진행되는데 현대 생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전통 놀이며 절기 음식 만들기 등이 흥미롭다. 일부러 북새통 행사를 기다렸다가 참가하는 이들도 많다. 7월은 유두절을 테마로 7월 13일, 20일, 21일, 27일에 행사가 마련됐다. 앞으로 8월은 칠석, 9월은 추석, 10월은 중양절, 11월은 안택고사, 12월은 동지를 주제로 각 시기에 맞는 세시풍속 체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두절은 음력 6월15일로 신라 때부터 전해오는 우리 명절이다. '동류두목욕(東流頭沐浴)'을 줄인 말로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면서 더위를 이기는 세시풍습이다. 여름철 더위가 가장 심한 시기인 만큼 물놀이를 하면서 더위를 잊고, 여름 과일과 화채, 밀전병 등을 먹으며 그해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날이다. 북새통에서는 유두절을 맞아 탁족놀이, 물총놀이, 물지게 지기, 화채 시음, 수단·계란꾸러미·밀쌈 만들기, 멧돌 돌리기 등 더위를 날려버릴 시원한 체험이 많았다. 유두절을 대표하는 체험은 탁족놀이다. 탁족은 선비들의 여름철 피서법인데 산수가 좋은 곳을 찾아가 발을 씻고 노닐던 풍습이다. 북새통에서는 두루마기에 갓을 쓰고 선비로 변신한 다음 시원한 물로 발을 씻고 수박을 먹는 것으로 탁족놀이를 재현했다. 잠시나마 그 옛날 선비가 되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탁족은 단순한 피서가 아니라 마음을 깨끗이 씻는 정신수양이기도 했다고. 절기 음식 체험으로는 밀쌈과 화채 시음이 기다린다. 밀쌈은 밀전병이라고도 하는데 밀가루를 동그랗고 얇게 부친 위에 색색의 고명을 얹어 돌돌 말아 먹는다. 화채는 상큼하고 빛깔 고운 오미자 우린 물에 꿀을 넣고 수박을 동동 띄운 수박화채다. 직접 만든 밀쌈에 수박화채를 곁들이니 입에 착착 감겨 꿀맛이다. 밀쌈처럼 재료가 들어가는 체험은 유료로 진행되는데 맛있는지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재미있는 것은 입구 안내소에서 엽전을 구입해 체험할 때마다 엽전으로 계산한다. 엽전 꾸러미를 들고 체험장을 기웃기웃 하다 보니 장보러 나온 옛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수단은 꿀을 탄 시원한 음료에 쌀가루로 빚은 동그란 경단을 띄워 먹는 절기 음식이다. 또는 액을 쫓는 의미로 밀가루 반죽을 동그랗게 빚어 색실로 꿰어 허리에 차거나 문 위에 걸어두기도 했다. 북새통에서는 색색깔의 밀가루 반죽을 구슬처럼 빚어 팔찌를 만드는 수단 만들기 체험을 한다. 알록달록한 색깔에 말랑말랑한 촉감이 좋아 자꾸만 조물조물 만지게 된다. 제일 신나는 체험은 역시 물놀이다. 물총, 물지게, 물풍선은 자유롭게 놀도록 준비가 돼 있다. 가족 단위로 물총놀이 대결을 벌여 엽전을 나눠주기도 하고, 물풍선 터트리기 게임은 머리 위로 물풍선이 터질까 두근두근 재미있다. 물지게 지기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 지게 양쪽에 양동이를 걸고 커다란 물독에 부어 넣는 체험이다. 지게를 맨 어깨가 묵직하고, 걸을 때 마다 물이 찰랑거려 발을 적시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옛날에는 수돗물이 없었어? 와~ 이렇게 무거운데 물 아껴 먹어야겠다며 아이들이 재잘거렸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 민족은 벼를 탈곡하고 남은 볏짚으로 일상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었다. 이를 짚풀공예라고 하는데 멍석이나 짚신을 짜기도 하고, 새집, 바구니 등 온갖 물건을 만들었다. 달걀꾸러미는 누구나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 짚풀공예 초보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달걀이 깨지지 않게 짚으로 잘 감싼 다음 손잡이를 만들어 엮으면 된다. 중간 중간 어려운 과정은 도와주는 어른들이 있어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완성할 수 있다. 유두절 행사의 마지막은 전통공연이다. 크고 작은 북을 이용한 퓨전 타악 공연이 관람객의 심장을 쿠궁 쿠궁 힘차게 요동치게 했다. 불을 붙인 북채로 대북을 연주해 이목을 집중시키더니 북을 두드릴 때마다 물이 튀어 오르는 난타 공연으로 신명나는 무대를 보여줬다. 공연 막바지에 꽹과리 소리에 맞춰 아슬아슬한 버나돌리기를 선보였는데 관람객을 참여시켜 한층 즐거운 시간이었다. 타악기 몇 가지로 우리 안에 숨은 흥을 들썩이게 하는 공연이었다. 북새통 행사는 아니지만 같은 시간대에 이용할 수 있는 '화중지병 그림의 떡' 프로그램을 체험해 보는 것도 좋다. 수원전통문화관 내 제중헌에서 매주 금·토·일요일에 진행하는 상설 프로그램으로 백설기 위에 직접 꽃을 만들어 장식한 다음 그 꽃에 해당하는 차를 마신다. 백설기는 흰색(멥쌀), 노란색(단호박), 쑥색(쑥) 세 가지이며, 꽃은 동백, 매화, 수국, 참마리, 국화 다섯 가지 중에 고른다. 반죽에 천연재료(백년초, 치자 등)로 만든 가루를 섞어 색깔을 표현한 뒤, 꽃잎과 수술, 잎사귀를 틀로 찍어 백설기 위에 올린다. 완성된 모습이 생각보다 예뻐 사진 찍기 바쁘다. 차를 곁들여 바로 먹어도 좋고 포장해서 가져갈 수도 있다. 체험이 끝난 다음 해가 지길 기다려 수원화성을 거닐어 보자. 수 백 년을 지켜온 튼튼한 성벽을 따라 걷는 길이 고즈넉하면서도 무척 아름답다. window.ytPlayerList.push({ Id: '802c4c8d-d0ea-450d-ae13-42d1e8c444a9', DivId: 'fee77d52-5132-4ebe-adc8-68f0811c96ab', VideoId: 'ebhpq4sn_mo', playerVars: {rel:0, playsinline:1,}});
수원전통문화관 주소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93 문의 :031-247-3763, www.swcf.or.kr 세시풍속-북새통 : 1월 설날, 2월 정월대보름, 3월 머슴날, 4월 삼짓날, 5월 초파일, 6월 단오, 7월 유두절, 8월 칠석, 9월 추석, 10월, 중양절, 11월 안택고사, 12월 동지 등 1년 12회 행사 진행. 주말 및 공휴일, 12:00~16:00 식당 - 장안통닭 : 치킨, 팔달구 팔달문로3번길, 031-252-5190 - 원조엄마네 : 순대곱창볶음, 팔달구 팔달문로(지동시장 내), 031-253-5210 - 가보정 : 한우양념갈비, 팔달구 장다리로, 1600-3883 숙소 - 수원호텔꼬모 : 팔달구 효원로219번길 46-14, 031-233-8966 - 베니키아수원호텔 : 권선구 효원로266번길 9, 031-236-7112 - 수원호스텔 : 팔달구 행궁로 11, 031-254-5555, http://www.swcf.or.kr/?p=82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7월에 작성한 것으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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