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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에 무섭게 쏟아졌던 폭우와,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기후 재난을 지켜보면서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기후위기'라는 단어가 실감되었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먼 미래의 일일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매년 달라지는 여름의 얼굴을 보면서 더 이상 환경 보전을 위한 노력을 미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도 환경 보호는 너무나 중요하다. 여행의 추억은 항상 편안한 숙소에서 머물렀던 감동과 여행지의 아름다운 경관에 대한 기억들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각 지역이 가진 고유한 풍경을 오래도록 건강하게 지켜나가기 위해, 이제는 '지속 가능한 여행'의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 그런 연유로, 이번 여행은 건강한 관광, 건강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관광지 차원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역을 찾기로 했다. 온고지신, 과거의 유산을 더 새롭고 좋은 가치에 맞춰 발전시키는 '업사이클링' 도시, 슬로시티 전주로 말이다. 재활용을 넘어 새활용으로 전주의 품질인증 숙소, '사랑가득' 기존의 것을 버리거나 허물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녹여내서 전보다 더 좋은 것으로 발전시키는 '업사이클링.' 전주는 이 업사이클링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가 아닐까 한다. 오랜 세월의 때가 묻은 한옥 건축물들을 철거하지 않고, 보강하고 가꿔서 어엿한 관광지로 새롭게 탄생시켜 지금까지도 그 고유한 풍경을 유지해 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전주의 품질인증 숙소 '사랑가득'은 그 이름처럼 슬로시티 전주가 지켜나가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사랑 가득' 지지하는 한옥 펜션이다. 1900년대에 지어진 전통 한옥을 숙소로 재단장한 곳이라, 그 자체로도 '업사이클링' 숙소이기도 하다. 한옥마을의 번화가와는 다소 거리를 두어 전체적으로 조용한 인상을 주며, 진주천과 가까워 자연 경관을 늘 곁에 두고 싶은 여행객에게는 든든해 마지 않은 일품 숙소다. 처음 숙소에 들어서자 전통 한옥 특유의 우아한 풍채가 시선을 압도했다. 하늘을 향해 치솟는 대신, 땅을 향해 기역(ㄱ)자 모양으로 넓게 팔을 벌린 모양을 한 펜션 구조는 아찔한 세련됨 대신 우아한 품위가 느껴졌다. 바람 결에 마당의 초목이 흔들리는 소리 외에는 마냥 차분하고 고즈넉한 이곳에서, 오직 나만이 생생한 여행의 흥분을 느끼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사랑가득 한옥 펜션의 객실은 총 6개로, 각 객실은 모두 자연에서 유래한 식물이나 과일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 중 앵두 객실을 골라 쉬어가기로 했다. 여러 객실 중에서 특히나 이 방을 고민했던 이유는 한지 창문을 열면 곧바로 앞마당 정원이 눈에 들어오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를 가진 객실은 앵두 뿐이다. 아침에 느긋하게 일어나, 햇볕이 부서져 내리는 정원을 바라보며 차 한잔을 즐기고 싶기도 했고, 방의 위치를 살려 근사한 사진도 남기고 싶었기에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 편백나무 향이 솔솔 방안에서 누리는 산림욕 앵두 객실 앵두 객실은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만 좋은 것이 아니다. 객실에서 머무르는 동안 느낄 수 있었던 휴식의 질도 무척 높았다. 우선 향기를 꼭 언급하고 싶다. 편백나무로 마감재를 사용해 방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원한 숲 내음이 풍겨왔다. 은은하지만 향긋한 기운이 오래도록 곁을 지키는 듯 느껴져서, 오히려 숙소 밖을 나서기 싫을 정도였다. 낡고 오래된 숙소의 경우 이따금씩 쿰쿰한 냄새가 나거나 날벌레가 발견되기도 하는데, 사랑가득 펜션은 그렇게 낙후된 모습 대신 성숙하고 깨끗한 숙소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 듯 했다. 숙소의 공간감 역시, 성인 2~3명은 무리없이 지낼 수 있을 만큼 넓게 느껴졌다. 가족단위로 방문하는 여행객들을 위한 큰 방도 있으니, 다인원이 방문할 예정이라면 객실을 잘 체크하도록 하자. 객실 내부에는 광택감이 고운 비단 이불과, 전통 수납장 등 한옥의 분위기와 꼭 맞아 떨어지는 디테일한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비치되어 있었다. 세심한 것까지 조화를 이루다 보니 방안에서 불편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 전통을 유지하는 것에서만 그치지 않고, 현대의 편리한 것들은 적극적으로 품은 점도 좋았다. 에어컨, 헤어드라이어, 비데 등 쾌적한 숙소 이용을 돕는 가전제품들은 꼼꼼하게 구비가 되어 있었고, 화장실 역시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사랑가득이라는 숙소의 이름은, 이 방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숙소를 향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인간의 손으로 훼손된 땅을 인간의 힘으로 다시 복원하다 전주 수목원 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훼손된 자연환경을 복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곳, 전주 수목원. 자연이 가진 회복의 힘을 증명하듯, 빼곡하게 기지개를 켠 수목들이 언제 훼손된 적이 있었냐는 듯 울창하게 기세를 떨치고 있다. 이곳 전주 수목원은 다양한 식물을 구경하며 맑고 청명한 공기를 느낄 수 있으며, 조경 및 원내 경관도 빼어나게 아름다워 곳곳에서 추억 사진을 남기기 좋다. 수생 식물원 구역의 연꽃과 정자가 어우러진 지점이 가장 인기가 많으며, 8월 경에는 총천연의 보라빛으로 사방을 물들이는 맥문동이 만개하니 시기를 잘 맞춰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탄소중립과 환경보호, 제로웨이스트로 동참하자 늘미곡 환경오염 심화를 유발하고, 지구에 부담을 남기는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을 충분히 사용하고, 수명이 다한 물품들은 재활용하거나 새롭게 활용해서 폐기물을 배출하지 않는 '제로웨이스트'의 실천은 이미 다양한 연령층이 실천 중인 환경보호 방법이다. 이런 수요에 발맞춰, 무포장 제품이나 리필 가능 제품, 대량이 아닌 소분하여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제품 등의 친환경 상품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제로웨이스트 샵도 이런 추세에 더불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늘미곡은 전주에서 최초로 생긴 제로웨이스트 샵으로, 다회용기를 지참해서 방문하면 원하는 만큼 소분해서 곡물을 구매할 수 있는 판매방식을 고수 중이다. 또, 포장지 없는 탈비닐, 탈플라스틱 제품과 자연에서 생분해되는 친환경 제품 등 환경보호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한다. 전주의 청아한 여름을 머금다 한벽굴과 전주천 사랑가득 펜션을 나오면 바로 보이는 한벽교를 지나면, 드라마 촬영지였던 한벽굴 터널이 보인다. 여름을 맞아 푸른 초목 사이에 빼꼼 자리잡은 이 터널을 보고 있으면, 마치 건너편이 다른 세상으로 이어질 것만 같은 낭만적인 상상마저 든다. 한벽굴을 방문할 예정인 여행자라면, 전주천 풍경도 절대 놓치지 말자. '전주가 이렇게 아름답고 정겨운 인상을 주는 곳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주천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은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기 때문이다. 숙소와도 가까우니, 가볍게 산책을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다. 자연을 벗삼은 슬로시티 전주. 여느 여행지보다도 아름답고 우이해서 더욱 애틋한 마음이 드는 이번 여행이었다. 항상 견고하고 굳건해 보였던 서울 도심이 단 한번의 폭우에 전례 없는 고생을 겪는 것을 보면서, 이 아름다운 전주의 풍경도 우리가 전력을 다해 보존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마냥 영원하지 않겠다는 걱정이 들어서였다. 내가 사랑한 관광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지켜나가는 것은, 비단 관광지와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만의 몫은 아닐 것이다. 기존의 것에 새로운 가치를 담아 더욱 발전시키는 '업사이클링(새활용)', 곳곳에 방치된 폐기물을 우리가 직접 청소하는 '플로깅' 과 '비치코밍',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쓰레기는 철저하게 분리배출하는 것.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한 여행은 우리 여행자들의 손으로도 충분히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내가 사랑하는 여행이 언제까지고 지속될 수 있는 미래가 펼쳐지기를 소망한다. 글, 사진 : 여행작가 쌍둥(김영민) ※ 위 정보는 2022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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