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막히는 설 연휴, 굳이 먼 곳을 고집할 필요 없다. 전철로 찾아가기 좋은 추억의 여행지들이 있다. 인천항과 연결되는 인천역 인근은 설 연휴 가족들이 옛 향기에 취할 이색 산책 코스와 박물관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다. 인천역의 시대적 의미를 되새기며 인천 개항 당시 건물을 개조한 박물관, 갤러리, 일본식 가옥, 성당, 카페 등이 들어선 개항장 문화지구만 둘러봐도 마음은 설처럼 넉넉해진다. 설날 여행의 출발점은 수도권 1호선 전철의 종착점 인천역이다. 인천역은 전철역 이전에 한국 최초의 철도 경인선의 흔적이 서린 공간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는 1899년 서울 노량진과 인천 사이에 33.8km 구간이 개통됐는데, 경인선은 당시 서울~인천을 1시 30분으로 줄이며 1일 생활권으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다소 투박한 외관의 인천역 앞에는 철도 개통 시 최초의 증기기관차 ‘모갈 1호’의 모형이 전시되었다. 인천역의 또 다른 명칭이 차이나타운역이다. 인천역 앞에는 차이나타운으로 연결되는 중국식 전통 대문인 패루가 웅장하게 세워져 있다. 패루를 지나면 본격적인 인천역 개항장 여행이 시작된다. 인천역과 인천항이 만나는 이 일대는 예부터 화교들이 정착, 국내 최대 차이나타운이 형성된 곳이다. 중국식 먹거리와 전통 의상이 판매되는 거리를 지나는 것만으로도 설날 분위기가 달아오른다. 거리 한편에는 짜장면박물관이 들어섰고, 골목 곳곳은 중국풍으로 단장되었다. 구한말 인천에 온 중국인들이 불공을 드렸다는 의선당, 《삼국지》의 명장면이 벽화로 새겨진 삼국지 벽화거리도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이곳 별미 짜장면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차이나타운을 거슬러 자유공원에 오르면 인천항과 인천역, 개항장 문화지구가 한눈에 펼쳐진다. 자유공원 뒷길은 북적이는 차이나타운과 또 다른 세상이다. 차이나타운 골목이 고전적인 투어의 의미가 강렬했다면, 최근에는 개항장 문화지구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공자상이 있는 청일조계지경계계단을 내려서면 다소 한적한 길목들이 왼편으로 도열해 있다. 이곳 개항장 문화지구에는 개항 당시의 건물을 리모델링한 박물관과 갤러리가 들어섰고, 오래된 일본식 가옥이 발길을 붙든다. 곳곳에 아기자기한 이색 카페들 역시 쉼터 역할을 한다. 옛 창고나 은행을 새롭게 단장한 건축물은 개항장 문화지구의 향취를 도드라지게 만든다. 인천아트플랫폼과 한국근대문학관은 이곳을 상징하는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인천을 대표하는 예술 창작 공간이자 신개념 거리 미술관으로, 개항기와 일제강점기 세워진 건축물 13동과 창고를 전시·창작 공간으로 쓰고 있다. 드라마 〈드림하이〉도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지난해 문을 연 한국근대문학관은 100년 세월의 물류 창고를 문학 박물관으로 조성한 곳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1890년대 계몽기부터 1940년대 후반까지 근대문학 자료를 보존하고 있다. 최남선, 한용운, 김소월, 나도향, 현진건, 백석, 염상섭 등 한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조우할 수 있다. 외관부터 개항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은 일제강점기 은행을 개조한 인천개항박물관과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이다. 인천개항박물관은 1883년 일본의 제일국립은행 부산지점 인천출장소로 출발한 건물로, 후기 르네상스식 외관을 띤다. 이곳에는 개항 당시 인천을 통해 처음 도입됐거나 인천에서 발생한 근대 문화와 관련된 유물 600여 점이 전시된다. 옛 인천역의 모습도 이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은 옛 은행에서 카페, 중고 가구 도매상 등을 거쳐 개항장 일대의 건물 모형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에서 만난 건축 모형들은 인근에서 직접 목격할 수 있다. 근대건축물은 10분 정도 발품을 팔면 되는 위치에 가지런히 들어섰다. 화강암을 쪼아서 만든 돌문인 홍예문은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거주 영역을 넓히기 위해 세운 것으로, 무지개 모양 외관이 독특하다. 한국 최초의 감리교회인 내리교회는 선교사 아펜젤러가 세운 것으로, 100년이 넘는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신포시장 건너편의 답동성당(사적 제287호) 역시 1897년 건립돼 1937년 현재 모습을 갖추었는데, 로마네스크와 돔 형태 외관이 독특하고 아름답다. 이런 옛 건물들은 인천개항누리길을 따라 3~4시간 걸으면 호젓하게 감상할 수 있다. 숨은 그림을 찾듯 개항장 일대의 앙증맞은 카페를 방문하는 것도 설 연휴 여행을 따사롭게 만든다. 자유공원 뒤편의 ‘낙타사막’은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2층 카페에 올라서면 인천항 전경이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 중구청 앞 일본인 가옥 1층에 위치한 ‘중앙동 커피집’ 역시 이곳 주민들이 단골로 찾는 곳이다. 갤러리와 카페를 겸한 ‘안단테’, 만화가가 운영하는 전통찻집 ‘다락’ 등에서 마시는 차도 설날 나들이에 진한 여운을 남긴다. <당일 여행 코스> 인천역→차이나타운→자유공원→인천아트플랫폼→한국근대문학관→인천개항박물관→홍예문→답동성당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인천역→차이나타운→자유공원→인천아트플랫폼→한국근대문학관→인천개항박물관→홍예문→답동성당 둘째 날 / 월미도→내리교회→신포시장→연안부두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인천광역시 중구청 문화관광 www.icjg.go.kr/tour - 인천아트플랫폼 www.inartplatform.kr - 한국근대문학관 http://lit.ifac.or.kr -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www.icjgss.or.kr/architecture ○ 문의 전화 - 인천역 관광안내소 032-777-1330 - 인천아트플랫폼 032-760-1000 - 한국근대문학관 032-455-7165 - 답동성당 032-762-7613 -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032-760-7549 ○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1호선 인천역에서 하차. * 문의 : 서울메트로 1577-1234 www.seoulmetro.co.kr ○ 자가운전 정보 경인고속도로→인천 IC 우회전→인천역·중구청 방면→인천역 ○ 숙박 정보 - 센트로호텔 : 중구 연안부두로43번길, 032-887-0490 http://blog.naver.com/hotelcentro - 바이킹호텔 : 중구 연안부두로55번길, 032-887-1539 - 뉴욕호텔 : 중구 연안부두로53번길, 032-889-0154 www.hotelnewyork.co.kr ○ 식당 정보 - 중국성 : 중화요리, 중구 차이나타운로, 032-762-1677 - 대창반점 : 중화요리, 중구 차이나타운로, 032-772-0937 - 큰손집삼치 : 삼치구이, 중구 우현로67번길, 032-766-2994 ○ 축제와 행사 정보 - 2014 송도 해피윈터페스티발 시즌5 : 2014년 2월 16일까지, 송도컨벤시아 www.hfestival.co.kr/songdo_kor/index.php ○ 주변 볼거리 월미도, 계양산, 연안부두, 소래포구, 인천대교 - 글, 사진 : 서영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의 모든 콘텐츠(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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