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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950년 8월. 6·25전쟁이 발발한 지 두 달 만에 한반도 대부분은 적군의 손에 넘어갔다. 위기의 순간, 영남의 학생들은 책가방을 내려놓고 유격대에 자원 입대했다. 불과 20여 일의 훈련만 거친 채 생사를 오가는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학도병들.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과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을 따라가며, 그 어린 학도병들의 용기와 희생을 되새겨본다. 쪽빛 동해의 평화로운 풍경이 더욱 고마운 하루다. <추천코스>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 (도보 1분) →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 → (자동차 5분) → 화진해수욕장 → (자동차 30분) →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 1950년 9월 15일, 유엔군은 인천상륙작전을 기습적으로 감행했다. 당시 대한민국은 경상도만 남긴 채 북한군이 대부분 지역을 점령하고 있었고, 대구와 부산마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모든 전황을 뒤집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 뒤에는 또 하나의 전략이 숨어 있었다. 바로 하루 전, 동해안 장사리에서 펼쳐진 ‘양동작전’, 장사상륙작전이다. 맥아더 장군이 직접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기여했다.”라고 남긴 편지에서도 알 수 있듯, 장사리의 희생이야말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결정적인 기반이었다. ‘작전명 제174호’ 장사상륙작전을 위해 문산호에 몸을 실은 772명 중 상당수는 교복도 벗지 못한 학도병들이었다. 태풍 케이지가 들이닥쳐 배는 해안에 닿기도 전에 좌초됐지만, 학생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끝내 해안에 상륙해 해안교두보를 장악하고 보급로를 차단했다. 그 과정에서 139명이 전사하고, 300여 명이 상처를 입었다. 장사해수욕장에 도착하면 파도 위에 떠 있는 거대한 배 한 척과 마주하게 된다. 이 배가 좌초됐던 문산호를 인양해 개조한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이다. 국내 유일의 해상 전시관으로, 2020년에 문을 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올해 7월, 더욱 첨단화된 전시 공간으로 재개관했다. 노후화된 아날로그 전시 프로그램은 첨단 미디어아트로 교체됐고, 몰입형 전시 공간으로 변신했다. 전시관은 유품 전시 공간과 장사상륙작전의 전 과정을 다루는 미디어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 들어서면 교복 차림으로 총을 멘 학도병 모형이 가장 먼저 시선을 붙잡는다. 불과 16~19세의 앳된 얼굴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어지는 훈련 미니어처 전시에서는 펜을 잡던 손으로 총을 쥐어야 했던 학생들의 모습이 세밀하게 구현돼 있다. 20여 일간의 훈련을 마쳐도 전장은 이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세계였음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육군본부 작명 제174호 명령서는 실제 작전 명령을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 프롤로그 전시를 지나면 본격적인 몰입형 미디어아트가 펼쳐진다. 승선부터 철수까지 6일간의 여정을 영상과 사운드로 재현한 공간이다. 태풍 속 장사해변에 상륙해 200고지를 탈환하고 철수하는 과정이 실감 나게 전달되고, 철수 과정에서 구조된 자와 남겨진 자의 절박한 모습은 관람객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뒤이어 전시되는 맥아더 장군의 친서, 700여 명 학도병 이름이 새겨진 패널과 생존자 영상 증언은 당시 참전했던 소년들의 숭고한 희생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천장에서 바닥까지 수백 개의 국화꽃 조명이 흐드러지게 반짝이며 추모의 길을 만든다. 2층은 학도병들의 희생을 미디어아트로 표현한 기억의 공간이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종이배 조명과 정육면체 상자 설치 작품 등이 전쟁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한다. 3층에 오르면 운동장처럼 넓은 문산호의 갑판이 펼쳐지고, 사방으로 탁 트인 동해의 풍경이 눈앞에 다가온다. 기념관 앞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에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학도병들의 조형물과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공원 옆 울창한 솔숲에는 솔향 가득한 산책로가 이어지고, 겨울 햇살 아래 한적한 해변에서는 갈매기들이 평화롭게 날갯짓한다.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에서 차로 30분 정도 이동하면 포항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 닿는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포항지구 전투에 참여했던 학도의용군을 기리는 공간이다. 1979년부터 생존자들이 직접 전적물을 수집하고 추념 행사와 안보교육을 이어왔으며, 현재의 기념관은 2002년에 완공됐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학도병들의 앳된 사진과 유품, 당시 사용했던 무기, 작전 지도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전시되어 있다. 전적지에서 수습된 시계, 모포, 삼각자, 연필, 노트, 교복 단추가 총알과 나란히 전시된 광경은 전쟁이 가장 먼저 삼킨 것이 ‘청춘’이었음을 말없이 증언한다. 전시물 가운데 가장 오래 시선을 붙잡는 전시물은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다. 동성중학교 3학년이던 이우근 학도병(1934~1950)이 전사하기 전날 남긴 이 편지는 핏자국이 번진 수첩 속에는 발견됐다. “어머니, 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제 귓속은 무서운 굉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어서 전생이 끝나고 <어머니이!>하고 부르며 어머님 품에 덜썩 안기고 싶습니다... 어머님! 놈들이 다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다시 또 쓰겠습니다. 어머니 안녕! 안녕! 아, 안녕이 아닙니다. 다시 쓸 테니까요. 그럼. 이따가 또... 1950년 8월 10일 아들 이우근”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적의 공격과 옆에서 쓰러져가는 학우들을 바라보며 적어 내려간 글자 하나하나에는 두려움과 책임감, 그리고 끝내 어른이 될 수 없었던 소년의 절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생존자들의 인터뷰가 담긴 영상도 상영되고 있어서 당시의 기억을 생생히 들을 수 있다. 기념관을 나와 오른편의 역사의 계단을 오르면 포항지구 전적비와 전몰학도 충혼탑이 우뚝 서 있다. 탑 아래로 포항시와 영일만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75년 전 치열한 격전지였던 이곳이 지금은 평화로운 풍경으로 가득 차 있다. 교복을 입고 나라를 위해 싸웠던 학도병들의 희생 덕분에 얻은 고마운 풍경이다.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에서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으로 향하는 길은 7번 국도를 따라 동해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중 고운 백사장으로 유명한 화진해수욕장에는 해변과 맞닿은 대형 베이커리가 몰려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다. 전쟁이 남긴 상처와 청춘의 희생을 기억하며,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화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다. -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주소 : 경북 영덕군 남정면 동해대로 3560 문의 : 054-730-7315 이용시간 : 하절기(3월~10월) 09:00~18:00, 동절기(11월~2월) 09:00~17:00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 성인 10,000원, 군인,청소년 8,000원, 어린이, 경로우대자 5,000원 홈페이지 : https://stay.yd.go.kr/jangsa/pages/index.htm -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 주소 : 경북 포항시 북구 탑산길 14 문의 : 054-247-8000 이용시간 :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 무료 - 화진해수욕장 주소 :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문의 : 054-262-5437 이용시간 : 상시개방 입장료 : 무료 -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 주소 : 경북 영덕군 남정면 동해대로 3580 이용시간 : 상시개방 입장료 : 무료 글·사진 유은영(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5년 1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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