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읍성의 문을 들어서면 잘 가꿔진 초록의 잔디밭이 드넓게 펼쳐져 가슴이 탁 트인다. 바다 해(海)와 아름다울 미(美)를 쓰는 해미. 조선 초기의 두 고을 정해현의 ‘해’자와 여미현의 ‘미’자를 따서 두 지역을 합쳐 부르며 생겨난 지명이다. 해미읍성은 군사적, 행정적 기능을 하던 곳으로의 흔적이 있으며, 또한 천주교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해미읍성 은 평시의 행정기능과 전시의 군사기능을 합친 읍성으로 특히 군사기능이 강조된 곳이었다. 충청병마절도사의 병영으로 약 240여년간 충청 지방 군사령부 역할을 하였다. 1579년에는 이순신 장군이 무과에 급제한 후 세 번째 관직을 받아 이곳에서 충청병마절도사 군관으로 10개월간 근무하기도 하였다. 병영이 청주로 이전되고 나서 충청도 5진영 중 하나인 호서좌영이 들어서게 되고 영장으로 무관을 파견해 호서좌영장과 해미현감을 겸직하게 하면서 행정적 역할도 하게 되었다. 해미읍성은 천주교 순교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데 18세기 말부터 시작된 천주교 박해는 19세기 후반까지 백여 년 동안 1만여 명에 달하는 순교자가 나오게 되었다. 해미진영의 영장은 내포지역의 천주교 신자들을 잡아들여 처형하였는데 1천 명 이상이 해미읍성에서 순교하였다고 한다. 1791년 신해박해 때, 정약용은 당시 천주교 신자란 죄명으로 이곳 해미읍성으로 유배를 오기도 하였다. 현재 해미읍성 내에는 수령이 오래된 회화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천주교 박해 때 해미읍성 옥사에 수감된 천주교 신자들을 이 나무의 가지에 철사줄로 머리채를 매달아 고문하거나 교수형에 처하였다고 한다. 철사줄이 박혀있던 흔적이 현재까지도 희미하게 남아 있어 역사의 아픔을 전해주고 있다. 순교자들이 압송되어 고문받고 옥살이를 하던 해미읍성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여숫골’이라고 불리우는 해미순교성지가 있다. 고문하고 죽이는 과정에서 천주교인들의 ‘예수 마리아’ 외침을 지역 사람들이 ‘여수(여우의 방언)머리’로 잘못 알아듣고 그렇게 불러왔다고 한다. 2014년 복자로 추대된 순교자들의 시복식을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해미순교성지도 직접 방문하였다. 해미순교성지에는 현재 실내성당과 노천성당, 순교자 유해참배실, 시복된 복자들의 동상, 무명 순교자의 묘, 순교장소, 자리개질이라고 하는 잔혹한 처형에 사용되던 해미읍성 서문 앞의 돌 등이 보존되어있어 순교자들의 신념을 경건한 마음으로 느껴볼 수 있다. 오늘날 해미읍성은 보고, 듣고, 체험할 거리가 가득한 가족관광지로 잘 가꿔져 있다. 읍성 안을 걸으며 조선시대의 무기들을 재현해 놓은 것을 볼 수 있고, 문루와 동헌(관청), 옥사(감옥), 객사(공무원 여관) 등 통치시설과 조선시대 민속가옥도 볼 수 있다. 읍성을 돌다 보면 다양한 민속놀이(투호, 고리던지기, 제기차기, 굴렁쇠 등)를 직접 즐기는 공간도 있고, 직접 화살을 쏴 볼 수 있는 국궁체험장도 있으며 정겨운 다듬이 소리도 보고 들을 수 있다. 한편 해미읍성에는 갈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 문화콘텐츠가 하나 있는데, 해미 지역의 재능있는 어르신들이 연주하고 노래하는 민요와 풍물이 바로 그것이다. 평상시 진행하는 민요듣기체험도 있고 매주 1~2회씩 진행하는 공연도 있으니 해미읍성에 여행 갈 계획이라면 미리 알아보고 시간을 맞춰보는 것도 좋겠다. 읍성의 북쪽 구역에는 여유롭게 산책하며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도 많이 있다. 해미읍성과 해미읍성에서 1km 거리의 해미순교성지를 같이 둘러보며 가족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도 하고 역사적 발자취도 따라가보자. 서산 해미읍성 - 주소: 충남 서산시 해미면 남문2로 143 - 문의: 041-688-3069 (해미읍성 관광안내소) - 이용시간: 하절기(3월~10월) 05:00~21:00 / 동절기(11월~2월) 06:00~19:00 (연중무휴) - 이용요금: 무료 글: 최정규 여행작가 사진: 최정규 사진작가 (일부 사진은 서산시 문화시설사업소 제공) ※ 위 정보는 2022년 7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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