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지난 8월 6일, 광화문광장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과거의 광화문광장이 ‘광장’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공원’에 가까운 모습이 되었다. 녹지 면적이 크게 늘었고, 곳곳에 쉬어갈 만한 공간도 생겼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바닥 분수대와 나무 그늘 벤치는 모두를 향해 환영의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마치 임금이 된 기분으로 천천히 산책을 즐기다 보면 광장 너머에 숨은 또 하나의 신상 핫플레이스, 하이커 그라운드도 만날 수 있다. 광화문광장 산책을 시작할 곳은 광화문 앞 ‘육조 마당’(조선시대 나랏일을 맡아 처리하던 여섯 관부가 모여 있던 자리)이다. 조선 건국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백 년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기록한 역사 물길부터 시간의 벽천, 바닥 우물, 터널분수, 명량 분수로 이어지는 ‘시간의 물길’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된다. 이 물길을 따라가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광화문광장의 새로운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가장 먼저 만난 공간은 ‘시간의 정원’이다. 문화재 발굴 조사 중 드러난 지층과 사헌부 터, 배수로 등 서울의 오랜 역사를 품은 곳이다. 언젠가 경복궁에서 보았던 화계도 눈에 띈다. 화계는 뜰을 조성할 때 층계 형태로 단을 만들고, 꽃과 나무를 심어 꾸민 시설이다. 고궁의 화계처럼 매화나무, 배롱나무, 모란, 분꽃나무 등을 심어 화사한 매력을 더했다. ‘시간의 정원’과 맞닿은 ‘사계 정원’에는 한국의 사계절이 담겨있다. 산수유와 벚나무, 산딸나무, 배롱나무, 복자기 등 계절에 따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우리나라 자생 식물을 한데 모았다. 같은 공간, 다른 테마로 꾸며진 두 정원을 비교하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광화문광장 남쪽, 도로가 있던 구간에는 ‘광장 숲’이 자리한다. 느티나무와 느릅나무같이 키 큰 나무와 산수국처럼 키 작은 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숲이다.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분위기가 아직 어수선하지만,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려 노력한 흔적이 돋보인다. 시간이 흘러 꽃나무의 뿌리가 단단해지면 얼마나 울창하고 아름다운 숲이 될지 기대가 모인다. 숲뿐만 아니라 광화문광장 곳곳에 쉬어갈 만한 공간이 많다. 나무 그늘, 바닥분수 근처에는 영락없이 벤치가 놓여있다. 운이 좋으면 쉼터 앞에서 펼쳐지는 버스킹도 볼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앞 ‘놀이마당’은 문화 행사의 중심지다. 크고 작은 행사가 이루어지는 만큼 식물이나 조형물을 최대한 배제해 공터로 남겨두었다. ‘놀이마당’과 지하 ‘해치마당’을 연결하는 경사로는 계단형 벤치로, 반대편 벽면은 미디어 월로 활용 중이다. 현재는 이예승, 홍유리 작가의 <광화화첩>이 매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상영되고 있다. ‘시간의 물길’이 끝나는 곳에 정사각형 모양의 ‘한글분수’가 있다. 기역(ㄱ)부터 히읗(ㅎ)까지, 아(ㅏ)부터 이(ㅣ)까지, 자음과 모음의 형상대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독특한 구조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반치음, 아래아 같은 글자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바닥 분수는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도 설치되어 있다. 임진왜란에서 활약한 충무공의 업적을 상징하는 ‘명량 분수’다. 내측의 133개 노즐은 격퇴된 133척의 왜선을, 일렬로 늘어선 외측의 노즐은 학익진을 형상화했다. 규모는 작지만, 아이들이 더위를 식히며 물장난을 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광화문광장 주변에도 새로운 볼거리가 많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KT 사옥 외벽에 설치된 커다란 디스플레이에선 실감 나는 미디어아트를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비롯한 세종충무공이야기, 서울역사박물관 등 주변 박물관도 최근 리모델링을 마쳤으니 한 번씩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광화문 앞에는 법궁 경복궁의 위상을 드높이는 월대 복원이 한창이다. 세종문화회관 버스정류장 또한 광화문광장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새 단장을 준비 중이다. 1 이번에는 광화문광장을 벗어나 청계천을 따라 걸어보자. 목적지는 한국관광공사 안내센터에 들어선 신상 복합문화공간, 하이커 그라운드(HiKR Ground)다. 여행자라면 누구나 이곳에 들러 한국 문화와 관련된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하이커 그라운드는 총 5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에서 가장 처음 마주한 공간은 초대형 미디어 월이 설치된 ‘하이커 월’. 한국의 명소를 비롯한 여러 편의 감각적인 영상을 통해 하이커 그라운드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다. ‘하이커 월’을 지나면 ‘피C커(PICKR)’라는 또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관광 기업의 상품을 모아 전시, 판매하는 홍보관이다. 단순히 기념품을 구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작자와 소통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도 가능하다. 2층은 한류 팬들의 성지로 떠오른 ‘케이팝 그라운드’다. 실제 뮤직비디오 촬영장을 연상케 하는 다양한 콘셉트의 세트장에서 워너비 뮤지션처럼 멋진 사진을 남기거나, XR 기술을 접목한 라이브 스튜디오에서 직접 뮤직비디오를 찍을 수 있다. 3대의 전문가용 카메라와 다양한 가상 배경이 뮤직비디오를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준다. 댄스 실력을 뽐내고 싶다면 ‘케이팝 댄스 에볼루션’을 그냥 지나치지 말 것. 3층 ‘하이커 아트리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의 감각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전시관이다. 현재는 서도호, 권오상 작가 등이 재해석한 한국 관광과 한국 문화의 다채로운 모습을 전시 중이다. 한편에는 K-드라마에 등장한 국내 명소와 특산물, 음식 등을 소개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4층은 우리나라 주요 관광도시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하이커 케이브’다. 명소의 이미지를 촉각, 시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표현했다. 지역과 계절을 대표하는 축제를 디지로그 형식으로 구현한 모습도 흥미롭다. 마지막 5층에는 여행자들을 위한 쉼터인 ‘하이커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다. 노티드 도넛 하이커 점이 이곳에 있으니,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종로의 빌딩 숲과 청계천을 감상해보자. 한국 관광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관광안내센터에 문의해도 좋다. 1 글, 사진 : 김정흠(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2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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