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착한' 산이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건강한 산책길을 내어주고, 누구나 쉽게 즐길 있는 아름다운 전망을 제공한다. 이 산은 안산(鞍山) 이다. 지명 때문에 경기도 안산을 떠올릴지도 모르겠으나, 안산은 서울 도심에 위치한, 높이 약 296m의 나지막한 산이다. 서울에 살면서도 의외로 안산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남산, 북한산, 인왕산 등에 비해 안산은 덜 알려진 까닭이다. 하지만 2013년 11월, 안산자락길이 조성되면서 안산은 조금씩 친숙한 공간이 되고 있다. 안산자락길은 총 연장 7km로, 전국 최초의 순환형 무장애 숲길이다. 안산자락길로 들어오는 길목은 여럿이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무악재역, 홍제역과 연세대학교, 서대문구청, 봉원사 등에서 안산으로 접근할 수 있다. 독립문역 4번 또는 5번 출구로 나와 이진아기념도서관이나 한성과학고등학교 방면으로 가면 안산자락길과 만날 수 있다. 무악재역을 이용할 경우에는 3번 출구로 나와 안산초등학교 정문 옆길로 올라가면 된다. 그간 홍제역에서 안산자락길로 진입하는 길은 불편했다. 가파른 산길을 지나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제역과 안산자락길 사이에 경사도가 완만한 홍제연결로가 완공되면서 편해졌다. 안산자락길은 순환형이라 어디에서 시작해도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산책로 양방향으로 각각 노란색과 파란색 화살표가 나 있다. 원하는 방향으로 같은 색 화살표를 따라 걸어가면 한 바퀴를 순환한다. 여유 있게 한 바퀴를 도는 데 2시간 내지 2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산책로는 나무 데크나 마사토 등으로 평편하게 연결되며, 평균 경사로가 9% 미만이다. 어린 아이나 어르신은 물론,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들도 편하고 안전하게 걸어볼 수 있다. 산 주변으로는 서대문형무소,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연희동, 신촌 등 명소가 많아 다른 곳을 돌아보다 연계해서 걷기에도 좋다. 세상에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산들이 많은데, 안산은 그렇지 않다. 안산은 누구나 크게 힘들이지 않고 돌아볼 수 있는 편안한 산이다. 산을 돌아보는 길이 편하고 쉽다고 그 풍치까지 그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잣나무, 메타세쿼이아, 소나무, 산벚나무, 아까시나무, 가문비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자라고, 구절초, 꽃무릇, 노루오줌 등 여러 야생화가 피고진다. 산책로를 따라 계절마다 색이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또 수맥이 풍부해 약수터가 많다. 봉화약수, 옥천약수, 백암약수 등이 유명하다. 명산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갖춘 셈이다. 전망 또한 일품이다. 안산은 비록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산 중턱에만 서도 서울 도심이 시원하게 내다보인다. 안산자락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인왕산, 북한산, 북악산과 어우러진 서울 도심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군데군데 수려한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산책로 곳곳에 쉬어갈 수 있는 의자와 쉼터가 있고, 간단한 운동기구도 갖춰져 있다. 능안정, 너와집쉼터, 북카페쉼터 등이 있는데, 그중 메타세쿼이아 숲에 있는 쉼터가 압권이다. 쭉쭉 뻗은 메타세쿼이아 숲 사이에 너른 휴식 공간이 있다. 여기서 잠시 숨을 고르노라면, 도심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지만 깊은 숲속에 들어앉아 있는 기분이다. 메타세쿼이아 숲은 나무가 울창했을 여름철에 더욱 빛을 발했겠지만, 나무의 늠름한 자태가 돋보이는 겨울철에도 멋스럽다. 그리고 하나 주의할 것. 북카페쉼터라는 이름을 보고 '저기서 커피 한 잔 해야지'라는 생각은 거두자. 커피를 파는 카페가 있는 게 아니라, 책이 비치된 작은 보관소와 정자가 있다. 그야말로 산길을 걷다 잠시 앉아서 책을 읽으며 쉬는 공간이다. 이렇게 친절한 산이 서울 도심에 있다는 건 행운이다. 한 해가 저물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는 더 그렇다. 해넘이와 해맞이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안산은 서울의 해돋이, 해넘이 명소 중 하나다. 동쪽과 면한 안산자락길 전망대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고 반대편에서는 도심 속으로 물드는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새해를 맞아 제대로 된 해돋이를 감상하고 싶다면 조금의 수고를 더해 안산의 정상인 봉수대에 올라보자. 안산자락길을 걷다 보면 '안산 정상(봉수대)'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봉수대로 가는 길은 등산로다. 잘 닦인 데크 길이 아니다. 계단과 흙길, 바윗길을 올라야 한다. 경사가 가파른 편이지만, 구간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도 올라갈 수 있다. 정상에 오르는 내내 시원한 전망이 함께한다. 정상에 오르면 봉수대가 서 있다. 정확한 지명은 무악산 동봉수대 터. 안산의 또 다른 이름이 무악산이고, 동과 서쪽 두 개의 봉수대 중에서 동봉수대가 있던 자리였기 때문이다. 봉수대는 멀리 내다보기 좋고 시야가 막히지 않은 산봉우리에 주로 세워진다. 봉수대가 있던 이 자리는 그만큼 시야가 좋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돌로 야물게 쌓은 봉수대가 눈에 들어온다. 지금의 봉수대는 1994년 서울 정도 600주년을 기념하며 복원한 것이다. 봉수대에 올라 서울을 내려다본다.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시원한 풍광이다.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 그저 조금의 땀만 흘렸을 뿐인데, 이렇게나 훌륭한 전망으로 화답해주다니…. 이렇게 '착한' 산이 또 있을까 싶다. 안산은 아낌없이 주는 산이다. 편안한 산책로로 남녀노소는 물론 보행약자까지 보듬어주고, 얼마 높지 않은 곳에서 최고의 전망을 기꺼이 내어준다. 엄마 같은 마음으로 모두를 끌어안고 모든 걸 준다. 안산의 옛 이름이 모악산(母岳山), 즉 '어머니의 산'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되뇌어본다. 안산자락길 -주소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봉원동 산1 일대 -문의 : 02-330-1715(서울시 서대문구청 푸른도시과) 주변 음식점 - 한옥집 : 김치찜, 김치찌개 / 서대문구 통일로9안길 14 / 02-362-8653 -조은집 : 한정식 / 서대문구 연희맛로 43 / 02-323-8084 숙소 -나인스타호텔 : 서대문구 연세로2나길 9 / 02-312-7355 - 스위스 그랜드 호텔 : 서대문구 연희로 353 / 02-3216-5656 - 연게스트하우스 : 서대문구 연희로35길 33-6 / 010-3780-5622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0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tit_bg{text-align: justify; width: 40%; background-color: #d8ecff; padding: 0.5%; font-weight: 700; margin-bottom: 1%;} .box_txtPhoto .ar_title { color: #4a99ff;}.tip-box1{padding: 2%; border: 1px solid #4a99ff; font-size: 0.9em; background-color: #4a99ff; word-break: keep-all; color: white;} .tip-box-tit{font-weight: 800; font-size: 1.3em; color: rgb(255, 255, 255);} .point-tip > b{border-bottom: 2px solid #ffde3b;} .point_tit{ background-color: #4a99ff; color: white; padding: 0.5% 2%; font-weight: 800; font-size: 1.2em; width: fit-content;}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tit_bg{width: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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