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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서해의 품속으로 4시간 동안 파고들어 아늑한 섬을 찾았다. 잔잔한 파도에 천연기념물 콩돌이 자르락거리고, 거칠게 할퀴인 듯 두무진은 고운 능선 아래로 날카로운 속살을 드러낸다. 백령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순수한 자연을 소개한다.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뱃길로 123마일을 달리면 4시간 만에 백령도에 도착한다. 쾌속선으로 육지와 이어지기 전에는 인천에서 약 11시간이 걸리는 멀고 먼 최북단 외딴 섬이었다. 1993년에 쾌속선이 취항했으니 여행 또는 관광으로 백령도가 이름을 높인지는 얼마 되지 않은 편이다. 항구에 내리자 스치는 바람이 오는 동안의 피로를 풀어주듯 선선하다. 백령도 북서쪽 끝으로 가면 두무진이다. 머리카락처럼 뾰족한 바위가 많아 예전에는 ‘두모진(頭毛鎭)’이라 불렸다고 한다. 이후 바위의 형상이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는 것 같다 하여 ‘두무진(頭武津)’이라 바뀌었단다. 해안가와 절벽 위 능선 사이로 형제바위, 부엉이바위,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신선대 등 그 형태에 빗대어 이름 붙인 만상의 기암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절벽 틈에는 기댈 곳을 찾은 나무와 풀들이 자라고 있다. 하늘과 바다 사이, 깎아지른 절벽에 녹색 물감을 흩뿌린 듯한 두무진 풍경이 그림처럼 눈에 담긴다. 해안가에는 까만 가마우지가 날개를 펼치고 일광욕을 즐기는가 하면, 해수면에는 천연기념물 제331호인 점박이물범이 가끔 얼굴을 내밀기도 한다. 이런 기기묘묘함에 휩싸이다 보면 한두 시간은 훌쩍 지나가버린다. 절벽의 단면을 살펴보면 층층이 여러 겹을 이루고 있다. 오랜 시간 퇴적 작용으로 형성된 후 굳어진 것이다. 이것이 지각 변동으로 땅 위에 솟았고, 빙하기가 끝나면서 침식과 풍화를 거쳐 지금 같은 모습을 하게 되었다. 두무진을 뒤로하며 특별한 여행을 하고 있다는 기쁨이 뒤늦게 찾아온다. 풍경도 풍경이지만 맑은 날에는 두무진에서 북쪽으로 장산곶과 몽금포가 보여 실향민들이 향수를 달래러 오기도 한다. 두무진 유람선은 하루 2회, 오후 3시와 4시에 운항한다. 날씨와 파고에 따라 운항이 취소되는 일이 잦다고 하니 관광이 가능한지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운항을 마친 선장은 두무진을 선상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해가 떨어질 즈음 두무진 주변을 걸어 다니며 풍광을 즐기라 귀띔했다. 백령도를 구성하는 암석의 절반 이상은 규암이다. 규암은 석영이라는 단단한 광물로 대부분 구성되는데, 이 단단함 덕에 형성된 독특한 해안을 만날 수 있다. 백령도 동남쪽에 자리한 콩돌해안이 그것이다. 폭 30m, 길이 800m의 이 해안에는 남해안에서 볼 수 있는 몽돌보다 작은 콩만 한 자갈이 깔려 있다. 어느 하나 모난 것 없이 반들반들하다. 파도가 수천 년을 쓰다듬어 그 아기자기한 모습을 완성했다니 새삼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 콩돌은 백령도의 지질과 지형을 알 수 있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받고 있다. 백령도에 쾌속선이 다니기 시작한 무렵, 백령도에 관한 이야기에 빠지지 않는 소재가 있었다. ‘천연비행장 사곶해변’이 그것. 규조토가 깔린 사곶해변은 바닷물이 빠지면 비행기 활주로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하고 곧게 뻗은 해변이 드러난다. 실제로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의 비행기가 이곳에서 뜨고 내렸다. 백령도는 《심청전》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심청이 거동 봐라. 샛별 같은 눈을 감고, 치맛자락 무릅쓰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뱃전으로 우루루루루루, 만경창파 갈매기 격으로 떴다 물에 가 풍, 빠져노니….” 판소리 《심청가》 중에서 심청이 인당수에 뛰어드는 대목이다. 백령도 북동쪽, 심청이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전해지는 인당수가 보이는 곳에 심청각이 있다. 이곳에서 보이는 바다는 북쪽으로 시원한 전망을 자랑한다. 백령도는 태곳적부터 지금까지 자연의 섭리 속에서 외딴 섬의 순수한 매력을 오롯이 드러낸다. 그 순수함 안에서 만상을 보여주니 힐링이 따로 없다. 근심과 걱정을 씻어준 백령도를 뒤로하고 뭍으로 돌아가는 배에 몸을 실으니 떠나올 때보다 한결 가벼워진 심신이 느껴진다. 고마운 섬이다.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경인고속도로 인천IC → 인천항사거리에서 연안부두 방면 좌회전 → 약 1km 직진 후 연안부두방면 우회전 → 연안사거리에서 연안부두방면 좌회전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 대중교통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가 맥도날드 앞에서 시내버스 12번, 24번 이용.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까지 가는 여객선이 하루 3회(08:00, 08:50, 13:00) 운항한다. 4시간 소요. 오전 8시 50분 출항 여객선은 차량 선적 가능.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032-888-0116, dom.icferry.or.kr ※ 백령도에서는 여객선 시간에 맞춰 버스가 다닌다. 택시와 렌터카 이용 가능 2.주변 음식점 두메칼국수 : 짠지떡 / 옹진군 백령면 백령로 291 / 032-836-0245 사곶냉면 : 냉면 / 옹진군 백령면 사곶로122번길 54-19 / 032-836-0559 3.숙소 아일랜드캐슬 : 옹진군 백령면 백령로 215 / 032-836-6700 / www.islandcastle.kr 서해모텔 : 옹진군 백령면 백령남로 30-28 / 032-836-1101 / http://www.bshmotel.co.kr/ - 글, 사진 : 안정수(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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