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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통령 집무실에서 사진 찍고 녹지원 둘레길 산책하기. 몇 달 전만 해도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서울 여행법이다. 뉴스에서만 보던 청와대 경내를 거닐다 보면 나랏일이라도 짊어진 듯 마음이 웅장해진다. 청와대의 시작과 끝을 지켜본 주목부터 관저에 남겨진 빨간 고무대야까지, 곳곳에 숨은 이야기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청와대가 74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2017년 청와대 앞길에 이어 청와대 내부까지 전면 공개된 것.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본관과 영빈관뿐이지만, 개방 이후 한 달 동안 작년 창덕궁 관람객보다 많은 77만 명이 다녀가며 서울 여행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입구마다 경비병이 아닌 형광 조끼를 입은 안내원이 서 있는 것만 봐도 거대한 요새 같던 청와대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낯익은 파란 기와 건물이 보인다. 1991년에 완공된 대통령의 집무실, 본관이다. 청와대라는 이름도 본관 지붕에 깔린 15만 장의 파란 기와에서 유래됐다. 파란색보다는 연하고, 하늘색보다는 진한 오묘한 빛깔이 새하얀 외벽과 어우러져 단아하면서도 신비로운 인상을 준다. 전통미가 물씬 느껴지는 지붕과 달리, 건물 자체는 실용성을 고려해 목재가 아닌 콘크리트로 지었다고 한다. 본관 2층에는 대통령의 집무실이 마련되어 있다. 중요한 업무 공간인 만큼 기품 있고 화려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십장생문양도나 한지로 마감한 창문 등 한국적인 분위기도 곳곳에 묻어난다. 대통령이 사용하던 책상과 의자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먼지는커녕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는 가구 상태를 보니, 당장이라도 대통령이 결재 서류에 사인을 하러 들어올 것 같다.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1,500평 규모의 대정원이 반긴다. 그 너머로 신무문, 남산 등 서울 일대가 한눈에 담긴다. 국정을 살피다가 답답해진 마음도 뻥 뚫릴만한 멋진 풍경이다. 반대로 대정원 쪽에서 본관을 바라보면 북악산이 어우러진 위용 있는 청와대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도로 위에 발자국 모양의 금색 발판이 설치된 곳이 청와대에서 선정한 최고의 포토존이다. 본관 오른쪽 건물은 국빈을 위한 공식 행사나 대규모 회의를 진행하던 영빈관이다. 전통미를 살린 본관과는 달리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생김새가 특징이다. 한옥이 주를 이루는 청와대 특성상 영빈관의 존재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주변을 유심히 살피면 조선시대 궁궐의 어도를 형상화한 앞마당, 청사초롱을 닮은 가로등 등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부분들도 발견할 수 있다. 본관 왼쪽에 있는 구 본관 터는 청와대 안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이다. 지금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지만, 표석으로 구 본관이 있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표석에는 ‘천하제일복지’라는 한자어가 적혀있다. 하늘 아래 가장 복된 땅, 즉 사방이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배산임수 명당이라는 의미다. 조선시대에는 이곳 언덕 지대(경무대)에 궁궐을 지키는 군사 건물이 있었다고 해서 수궁 터라고도 불린다. 수궁을 비롯한 경복궁 후원은 일제가 건물을 헐고 조선총독부 관사를 세우면서 옛 모습을 잃게 되었다. 광복 이후에도 흉터처럼 남아있던 총독부 관사는 1991년까지 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로 사용되다가 1993년이 되어서야 마침내 철거되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온한 언덕 위에 다사다난했던 지난 100년간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있는 셈이다. 구 본관 터에 뿌리내린 오래된 주목만이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할 뿐이다. 녹지원을 지나 관저로 가는 길, 별안간 들리는 물소리에 발걸음이 느려진다. 개울 주변에 돌다리와 정자도 보인다. 꽃나무가 피고 금천이 흐르던 경복궁 후원의 모습을 저절로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다. 너른 잔디밭 중앙에는 우산처럼 생긴 소나무가 있다. 녹지원의 상징인 반송이다. 수령이 177년에 달하는 이 반송은 독특한 수형 때문에 키(13m)보다 폭(15m)이 더 큰 것이 특징이다. 오르막길 끝 가장 비밀스러운 공간에는 관저가 있다. 대통령과 가족들이 하루를 시작하고 맺던 생활공간이다. 고래 등 같은 기와집이 소나무 정원을 품은 모양새가 제법 고즈넉하다. 반면 실내는 서양식 호텔처럼 화려하게 꾸며졌다. 빈 거실에 남아있는 벽난로와 샹들리에, 원목 가구가 인테리어를 짐작케 한다. 주방 한쪽에는 빨간 고무대야와 장독이 놓여 있다. 대통령의 저녁 식탁에 오른 음식이 우리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듯하다. 외부 푯말을 통해 실내 구조와 대통령의 생활상을 대략 짐작할 수 있으나, 실내 입장이 불가능한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1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발자취와 아름다운 국내 관광지를 소개하는 2층 규모 종합홍보관. 청와대가 받은 해외 귀빈 선물을 비롯해 대통령의 휴가지, 우리가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국내 여행지, 우리나라의 세계 유산 등을 전시 중이다. 청와대 내부 공간을 배경으로 합성 사진을 촬영하거나, 촬영한 사진을 이용해 신문을 발행하는 등 재미있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청와대에서 사진을 못 찍었다거나, 공간 해설을 듣지 못해 아쉬웠다면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기념품점에서 접시, 술잔, 부채, 수첩, 가방 등 한국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공예품도 구입할 수 있다. 1 힐링과 명상을 테마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선보인 ‘광화시대’ 콘텐츠의 일부로, 작지만 내실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서울의 고궁과 에펠탑, 타지마할 같은 전 세계 랜드마크부터 밟으면 반응하는 인터렉티브 전시까지 영상 종류도 다양한 편이다. 어떤 영상은 ‘수고했어’, ‘대체 불가능’, ‘너 지금 잘 하고 있어’, ‘넌 참 소중해’ 등 평소 듣고 싶었던 말로 가득해 먹먹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전시관 반대편에 위치한 ‘인공지능 인포메이션 센터’ 광화인에서는 AI가 된 샤이니 민호와 함께 한국 문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1 이원일 셰프가 추천한 서촌 맛집 중 하나. 준수방이라는 이름은 통인동 일대를 일컫던 조선시대 행정구역 이름에서 따왔다. 오래된 ㄷ자형 한옥과 할머니 집에 온 듯한 푸근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대표메뉴는 두부가 듬뿍 들어간 두부피자다. 리코타치즈와 함께 버무린 두부를 덩어리째 얹어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매콤한 김치미트러버나 상큼한 유자 고르곤졸라도 맛보고 싶다면 반반 피자를 주문해도 좋다. 달고 부드러운 단호박 수프는 기본으로 제공된다. 1 제공 : 양자영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2년 6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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