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전체를 젊은 감성으로 가득 채우겠다는 영바이브의 포부가 심상찮다. 부산 영도가 품은 관광 자원을 더욱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그들의 발걸음이 드디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고구마에 관한 것이다. 고구마라니. 영도와 고구마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간식 중 하나인 고구마, 그 출생의 비밀이 바로 여기에 숨어 있다. 한때는 겨울마다 호호 불면서 먹었던, 이제는 사계절 언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고구마. 선조들은 흉작을 버티기 위한 구황작물로 활용하였다. 그렇다면 고구마는 언제부터 우리의 별미가 되었을까? 답은 조선 후기다. 다른 구황작물에 비해 비교적 최근에서야 우리가 먹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예상했겠지만, 고구마는 외국에서 들어온 작물이다. 그것도 일본에서. 구황작물로는 쌍두마차를 이끌었다고 이야기하는 감자보다도 일찍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고구마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로 알려져 있다. 남아메리카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을 터. 길고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역사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아메리카를 발견한 콜럼버스가 유럽으로, 유럽의 탐험가들이 동남아시아로, 그곳을 오가는 상인과 사신들이 중국과 일본에 이 새로운 먹거리를 전파했다는 것이다. 콜럼버스 등 탐험가가 유럽으로 가지고 왔다는 설은 확실하지 않지만, 아시아로 들어온 이후의 경로는 비교적 정확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고구마가 널리 퍼진 것은 일본에서 가지고 온 이후다. 그저 상인들이 들고 온 외래 작물은 아니었다. 일본 대마도(쓰시마)에서 고구마를 보내온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조엄이라는 인물이다. 조선통신사의 임무를 받아 일본에 다녀온 인물로,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보고는 백성의 배고픔을 구제할 먹거리로 쓸모가 있겠다고 생각해 들여왔다고 한다. 중국에서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통신사로 일본에 건너간 조엄은 대마도에서 부산진 첨사 이응혁에게 고구마 종자 몇 말과 보관, 재배법 등을 함께 보냈고, 이듬해 봄 파종기 때 영도 봉래산 동쪽 구릉지에서 시험 재배를 시작했다. 조엄은 <해사일기>라는 이름의 견문록에 고구마를 들여온 과정을 자세히 기록해 두었다. 그는 고구마를 두고는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언급하면서, 흉년을 이겨낼 밑천으로 좋겠다고 설명했다. 대마도에 도착했을 때 한 번, 통신사 임무를 마치고 귀국할 때 한 번 고구마를 부산진으로 보냈던 것도 일찍이 그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어떻게든 우리나라에 정착을 시키고자 했던 그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한편, 부산진으로 들어온 고구마 종자는 영도 봉래산 자락에서 시험 재배로 활용되었다. 처음 본 작물이었던 탓에 재배와 수확이 쉽지는 않았단다. 그러나 수차례에 걸친 노력 끝에 고구마 재배는 결실을 보게 되었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전해진다. 시배지였던 영도 봉래산 자락에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이 자리한다. 우리나라에 고구마가 어떻게 들어왔는지를 설명하고, 그 선구자 역할을 해냈던 조엄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조내기마을이라는 명칭도 조엄의 성씨인 '조'와 본래 이 마을을 일컬었던 이름인 '내기'가 합쳐진 것으로, 조엄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이곳에서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고구마 재배 방법, 요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쿠킹 클래스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기도 하다. 어떤 곳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기념관 1층은 전시실이다. 고구마의 전파 경로와 역사를 시간 순서로 소개한다. 조엄이 고구마를 조선에 들여온 과정, 영도에서 재배하게 된 내용 등도 찾아볼 수 있다. 고구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도 함께 살펴보자. 고구마의 재배 방법을 설명하고, 고구마를 이용해 만드는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전시도 마련되어 있다. 동화, 샌드아트 방식으로 고구마 전래 과정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전시는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하다. 나만의 스타일로 고구마, 꽃, 나비 등을 그려 스캐너를 통해 전송하면 대형 화면에 조합해주는 '스케치 인터랙티브' 전시가 특히 인기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면 금~일요일 오후 1시부터 5시 사이에 방문해 해설사의 도움을 받자. 영바이브가 운영하는 2층은 더욱더 흥미롭다. 체험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과 카페가 자리하기 때문이다. 고구마를 넣은 쿠키와 머핀을 만들어볼 수 있는 쿠킹 클래스에 참여해 보자. 일반적인 쿠키를 만드는 레시피에 고구마 가루 등을 첨가해 그 맛과 향이 나도록 구현해내는 것이 특징이다. 오븐에 구워 나오는 쿠키는 시중에 팔아도 될 정도로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도, 친구나 연인끼리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다. 한쪽에서 운영 중인 카페 '선생 조고매'는 고구마로 만든 음료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고매 크림 라떼', '영도 조고매빵' 등 고구마를 넣어서 맛과 향을 더한 이곳의 음료와 디저트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메뉴들이다. 그만큼 독창성이 돋보인다는 뜻이다. 카페 구성원들과 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쳐 꾸준히 새로운 고구마 디저트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니,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어디 그뿐일까. 카페 '선생 조고매'에서는 물떡, 콩국과 같이 부산 지역에서 즐겨 먹는 전통 디저트도 함께 맛볼 수 있다는 사실. 수준급의 음료, 디저트와 함께 카페 '선생 조고매'의 인기를 더해주는 것은 역시 전망이다. 봉래산 중턱에서 통유리창 너머로 탁 트인 부산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 감성을 더해주기까지 한다. 날씨가 좋다면 3층 루프탑에서 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 뒤로는 봉래산 산책로가 이어진다. 고구마 시배지를 기념하는 공간을 비롯해 편백림과 둘레길, 미끄럼틀, 고구마 터널 등으로 이루어진 놀이시설 등이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봄에는 벚꽃이, 여름에는 수국이 산책로를 더욱더 아름답게 꾸며주기도 한단다. 기념관에서 10분만 걸으면 전망대에 닿게 되는데, 이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부산의 전경이 무척 매력적이다. 원한다면 봉래산을 중심으로 구석구석 이어지는 16개 탐방로 중 하나를 골라 산책을 즐겨도 좋다. 산이 높거나 험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영도를 중심으로 부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는 길이다. 봉래산과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을 개인적으로 방문해도 좋지만,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더욱더 알차게 즐기는 방법도 있다. 영바이브는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을 포함한 영도 데이 투어 코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이 투어 프로그램은 영도다리를 시작으로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을 둘러보고, 직접 쿠키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며, 봉래산 둘레길과 흰여울문화마을 등 주요 관광지를 산책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바이브 - 장소: 부산 영도구 벚꽃길 75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 - 문의: 051-419-4047 - 이용시간: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 이용요금: 관람 무료, 투어 프로그램 35,000원 (투어 문의: 시엘투어 070-8635-4384) - 라발스호텔 : 한국관광 품질인증 업소 / 부산 영도구 봉래나루로 82 (봉래동1가) / 051-790-1500 - 비치모텔 : 한국관광 품질인증 업소 / 부산 영도구 하리해안길 10-9 (동삼동) / 051-405-3331 - 그랜드베론호텔 : 부산 영도구 해양로 38 / 051-414-1300 - 왔다식당 : 한우스지전골 / 부산 영도구 하나길 811 / 051-412-2676 - 그라치에 : 뇨끼 / 부산 영도구 청학동로 12 1층 / 070-4150-9999 - 청마가옥 : 칵테일 / 부산 영도구 오동꽃길 43 / 051-988-2510 (글) 김정흠 여행작가 (사진) 방문수 사진작가 ※위 정보는 2023년 3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